폭염에 사람 쓰러지고 가금류는 폐사하고…
부울경 온열환자 282명·5명 사망
닭 산란율 ‘뚝’, 집단 폐사도 속출
축산농가·양식장 피해 커 곡소리
“무더위에 닭이 사료도 거부하고 물만 먹다 보니 산란율이 5~10% 정도 떨어졌고요. 알을 낳더라도 특란을 낳던 닭이 대란을 낳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5일 경남 산청군에서 대규모 산란농장을 운영하는 한 농가 대표는 〈부산일보〉에 이렇게 털어놨다. 기온에 습도도 높다 보니 땀샘이 없어 체온 조절이 잘 안되는 가금류의 피해가 크다. 최악의 여름으로 기록된 2018년에 이어 올여름, 무더위 기록이 하나씩 깨지고 있다. 사람도 견디기 어려운 더위에 닭 산란율이 떨어지고 집단 폐사도 줄을 잇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5일 행정안전부의 ‘폭염 대처상황 보고’에 따르면 지난 6월 11일부터 지난 3일까지 가금류 23만 5880마리를 포함해 가축 총 25만 7483마리가 폐사했다. 무더위에 특히 취약한 가금류 피해가 큰 셈이다. 대규모 산란농장을 운영하는 가금류 농장에서 곡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양식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전국 6개 어가에서 5867마리의 넙치가 폐사했다.
사람도 무더위에 쓰러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결과 지난 3일까지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1546명 발생했고,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총 11명이었다. 온열질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명 더 많다. 같은 기간 부울경 지역에서만 5명이 온열질환으로 숨졌고, 총 282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다.
부산은 지난 4일까지 3일째 최고 기온이 33도가 넘는 폭염을 기록했다. 열대야 현상은 11일째다. 기온이 올라가자 낙동강 수온도 가파르게 올라 한동안 잠잠했던 조류 경보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6월 한 차례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된 이후 지난달은 한 차례도 조류경보가 발령되지 않았다. 지난달 내린 물폭탄 수준의 많은 호우량 때문이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조만간 조류경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크다. 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조사에서 낙동강 물금·매리 지역의 수온이 29.3도까지 올라갔고, 남조류 세포수는 mL당 2635개로 나타났다.
올해 시범적으로 조류경보제를 시행하는 삼락수상레포츠타운, 화명수산레포츠타운의 남조류 세포수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29일 조사에서 각각 mL당 2052개, 3416개로 나타났다. 녹조를 일으키는 조류 개체수가 2회 연속 mL당 1000개를 초과하면 ‘관심’, mL당 1만 개를 초과하면 ‘경계’, mL당 100만 개를 초과하면 ‘대발생’ 단계를 발령한다. ‘경계’ 단계부터는 맹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 등 조류 독소 검출량도 반영한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