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영덕고, 학성고 제압하고 창단 첫 전국 대회 우승
제61회 청룡기 고교축구 결승
0-2 끌려가다 전후반 2골 만회
윤재웅 헤더골 3-2로 경기 뒤집어
7경기 중 5경기 역전 ‘질긴 뒷심’
전국 대회 ‘준우승 징크스’ 해소
U17 유스컵 최강자에 남해클럽
허은찬·김동영 골로 서해고 눌러
경북의 축구 명문 영덕고가 울산의 강호 학성고를 제압하고 올해 청룡기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2일 경남 고성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61회 청룡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 결승에서 최호관 감독이 이끄는 영덕고가 학성고의 돌풍을 잠재우고 3-2 역전승을 거뒀다. 결승전 승리까지 포함해 영덕고는 올해 대회에서 치른 7경기 중 5경기를 역전으로 장식했다.
영덕고의 이번 우승은 또한 축구부가 창단된 1982년 이래 최초의 전국 대회 우승이기에 더욱 값진 것이기도 하다. 영덕고는 올해 초까지 준우승만 네 번 차지했다. 지난 2월 시즌 첫 대회인 2024 춘계전국고등학교대회에서도 강력한 플레이를 선보였으나 결승전에서 신평고에 패배해 2위가 됐다. 영덕고는 이번 우승으로 전국 대회 ‘준우승 징크스’를 일거에 날려버린 것이다.
결승전에서 기선을 먼저 제압한 것은 학성고였다. 학성고의 공격수 김서진은 전반 7분 만에 코너킥으로 띄운 공중 볼을 헤딩으로 영덕고의 골망을 먼저 갈랐다. 이어 전반 35분 이건곤이 빠른 역습으로 추가골을 넣어 영덕고는 0-2로 끌려갔다.
하지만 영덕고는 해당 경기에서도 ‘역전의 귀재’다운 면모를 잘 보여줬다. 전반 39분 윤재웅이 골대 오른쪽에서 띄운 공을 김가온이 헤딩으로 마무리, 1-2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후반 28분 권오현이 골대 오른쪽에서 시도한 중거리슛이 성공하며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어 후반 40분에 주장 박민서가 코너킥으로 올린 공을 윤재웅이 헤딩으로 극장골을 터뜨려 영덕고가 청룡기 우승을 품에 안았다.
윤재웅은 경기 종료 뒤 인터뷰에서 “코를 부딪히면서까지 역전골을 넣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처음 두 골을 먹었을 때 힘들었지만, 감독님과 코치님이 괜찮다고 격려하셨고 팀원들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있어서 역전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호관 감독은 “의도적으로 오른쪽 사이드를 집중 공략했고, 선수들에게 크로스를 무조건 넘어 오라고 지시했다”며 “많은 경기에서 우리는 역전했다. 그래서 하프 타임 때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축구 명가의 명성을 보여준 학성고는 영덕고를 넘지 못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경남 보물섬남해스포츠클럽 U18 창선과 경북 자연과학고는 4강전에서 패배해 이번 대회 공동 3위에 올랐다.
영덕고의 주장 박민서는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우수선수상은 학성고의 김승호, 득점상은 학성고의 서혁준에게 돌아갔다. 또 영덕고의 김태현과 김효준이 각각 공격상과 수비상을 수상했다. 학성고의 이은석은 골키퍼상, 김서진은 베스트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이와 함께 영덕고의 최호관 감독과 이병윤 코치에게는 최우수지도자상, 학성고의 김종필 감독과 서지하 코치에게는 우수지도자상이 수여됐다.
한편 지난 1일 경남 고성군 스포츠파크 4구장에서 1~2학년 대상으로 열린 저학년부 대회 U17 유스컵 결승에선 경남 보물섬남해스포츠클럽 U18 창선이 경기 서해고를 2-0으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보물섬남해스포츠클럽 U18 창선의 허은찬이 전반 33분에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 후반 30분에 김동영이 추가골을 터뜨려 보물섬남해스포츠클럽 U18 창선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됐다.
부산일보사와 대한축구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부산시축구협회, 고성군축구협회가 주관하며 고성군이 후원하는 제61회 청룡기 전국고교축구대회는 전국 12개 시도 38개 팀이 참가해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2일까지 경남 고성군 일원에서 진행됐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