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드럼통 살해’ 숨진 30대 시신 크게 훼손된 채 발견돼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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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손가락 모두 절단돼 있었다”
“사망 후 전화 걸어 협박해 돈 요구”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A씨가 2차 조사를 위해 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A씨가 2차 조사를 위해 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국 파타야의 한 저수지 내 플라스틱통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30대 한국인 남성의 손가락이 모두 절단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경찰청 신경범 형사기동대장은 13일 오후 취재진을 만나 “태국 현지 경찰이 밝힌 내용 가운데 손가락 절단 사실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장소가 국내가 아니라 태국이다. 태국 경찰의 협조가 없으면 사건을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저쪽(태국)에서 온 자료 등을 우리가 먼저 이야기하게 되면 신뢰 관계가 무너져 자세한 내용을 알리기 어렵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날 태국 현지 공영방송(TPBS)은 태국에서 숨진 채 발견된 남성의 시신 손가락이 모두 절단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TPBS 측은 “피해자의 손가락이 어떻게 잘렸는지는 법의학적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면서 “만약 사망 전에 손가락이 절단됐다면 고문의 일환, 사망 후라면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했다. 경남청은 피해자 신원 확인을 위해 가족의 DNA를 채취해 태국으로 보내기도 했다.

김해에 사는 A 씨는 지난달 30일 태국으로 입국했다. 이후 지난 7일 A 씨의 모친이 모르는 남자로부터 전화가 와서 ‘A 씨가 마약을 버려 자신들에게 손해를 입혔으니 300만 밧(1억 1000만 원)을 몸값으로 내든지 아니면 아들이 살해당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모친은 곧바로 경찰과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신고, 대사관은 태국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수사 과정에서 지난 2일 방콕 후아이쾅의 한 클럽에서 A 씨 목격 사실을 확인해 주변 CCTV를 확보하고 분석한 결과, 이튿날(3일) 오전 2시께 한국인 남성 2명이 A 씨를 렌터카에 태워 파타야로 가 다른 픽업트럭으로 갈아타고 파타야의 한 저수지 인근 숙박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픽업트럭은 4일 오후 9시께 짐칸에 검은 물체를 싣고 숙박시설을 빠져나갔으며 마프라찬 호수 인근에 1시간가량 주차했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검은색 플라스틱통과 밧줄 등을 미리 구매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태국 경찰은 11일 밤 잠수부를 투입해 시멘트가 메워진 프라스틱통에서 숨진 A 씨를 발견했다. 피의자 3명은 A 씨가 숨진 뒤 모친에게 협박 전화를 건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이 지난 9일 한국으로 입국한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소재를 추적해 전북 정읍 한 주거지에서 B(20대) 씨를 긴급체포했다. 체포 당시 별다른 저항은 없었으나 혐의 내용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수사당국은 B 씨 외 나머지 2명이 인접 국가로 출국한 것으로 보고 뒤를 밟고 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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