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PICK] 기름기 품은 겨울 방어, 감칠맛에 반하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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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선정 제철 수산물 ‘방어’
2~6월 산란기 직전에 지방 가득
클 수록 맛 좋고 가격도 비싸

겨울이 제철 수산물인 방어. 수협중앙회 제공 겨울이 제철 수산물인 방어. 수협중앙회 제공

미식가들은 말한다. 지금은 이 생선이 제일 맛있다고, 제철 음식이 보약이라고. 사계절, 열두달마다 지금 뭐가 제철인지 뚝딱 아는 게 신기하다. 맛집은 찾아다녀도 제철 수산물은 잘 모른다면 주목하라. 회 종류는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구분하고, 초장맛밖에 모르는 수산 담당 기자가 매달 제철 수산물을 픽(PICK)해서 소개한다.


‘제철 PICK’ 첫 번째 주인공이자 1월의 제철 음식은 바로 방어다.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도 최근 ‘이달의 수산물’로 방어를 콕 집은 적 있다. 수산물에게 제철은 알을 낳기 위해 지방과 살을 가득 찌우는 산란기 직전이다. 2~6월이 번식기인 방어의 제철이 겨울인 이유다.

방어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기름기다. 두툼하게 썬 방어회를 한 입 베어 물면 고소함과 감칠맛이 혀를 감싼다. 속살에 결마다 기름기가 스며 들어 촉촉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식감이 무르지 않다. 향이 없어 입 안에서 씹을 때마다 고유의 감칠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방어회는 김과 묵은지가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기름기가 많은 방어의 특징 때문이다. 짭짤한 김, 새콤한 묵은지는 방어회의 기름기와 어울릴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취향에 따라 매콤한 고추와 함께 쌈을 싸 먹거나 초장이나 된장을 곁들여도 된다. 하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방어 고유의 기름기가 묻히기 때문에 조금씩만 넣는 것을 추천한다.

어떤 방어를 먹어야 하는지 고민된다면 ‘거거익선’을 기억하면 된다. 보통 수산물은 일정 크기를 넘어서면 그 맛과 향이 떨어지지만 방어는 이야기가 다르다. 크면 클수록 몸에 있는 살과 지방의 양도 늘고 맛도 좋다. 일반적으로 3kg 미만을 소방어, 3~5kg을 중방어, 5kg 이상을 대방어라고 한다. 하지만 보통 8kg은 넘어야 ‘진짜 대방어’로 인정 받으며, 10kg 이상은 ‘돼지 방어’로 불리며 더욱 비싼 값을 받는다.

방어회. 해양수산부 제공 방어회. 해양수산부 제공

기름기가 적은 몸통 부위부터 시작해 기름기가 많은 부위를 번갈아 먹어야 맛있다. 횟집에서 대방어를 시키면 각종 특수부위가 함께 나온다. 크기가 큰 만큼 부위가 많은데, 기름기와 식감이 조금씩 다르다.

등살은 머리와 가까운 앞쪽의 지방이 풍부하고 꼬리 부분으로 갈수록 지방이 적어 담백하다. 뱃살은 살코기가 많은 윗뱃살과 기름기가 많은 아랫뱃살로 나뉜다.

방어 가격은 제철인 겨울에 아무래도 수요가 몰려 비싼 편이다. 수산물 유통 플랫폼인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8~10kg 방어 시세는 3일 기준 kg당 3만 원(제주)에서 3만 5000원(동해) 정도부터 시작한다. 횟집 등 매장에서 먹을 경우에는 부산 기준 소자에 6만 원 수준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소 관계자는 “등푸른생선인 방어는 겨울철 맛이 좋을 뿐 아니라 불포화 지방산과 비타민 D가 풍부해 심혈관계 질환 예방과 뇌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방어는 여름에는 강원도 부근으로 올라갔다 날이 추워지면 따뜻한 제주도 부근으로 내려간다. 방어라는 이름은 생김새가 방추형이라 방어로 불리게 됐다는 설과 예전 울산 방어진에서 많이 잡혀 방어가 됐다는 설 등이 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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