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회의원 18명 중 6명, 반대투표 단 1건도 안 했다
부산 국회의원 투표 어떻게 했나
최다 반대 안건은 ‘이태원 국조’
‘사학재단 집안’ 장제원 등 3명
교원 노조법 안건 반대 목소리
회사채 발행 확대 한전법 1차투표
민주 의원 외 조경태도 반대표
부산 국회의원들이 국회 본회의 안건 투표에서 찬성으로 일관, 제대로 소신을 펼치지 못하며 지역민 입장을 대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의원 중에서 3분의 1은 단 1건의 반대투표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문제 등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문제나 의원 개개인의 이해가 얽힌 문제 등에만 소신을 보였을 뿐이다. 부산 국회의원들은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어떤 안건에 반대했을까.
〈부산일보〉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한 해 2건 이상의 국회 본회의 의안에 반대투표를 한 부산 의원은 18명 가운데 7명뿐이었다. 5명은 단 1건의 의안에 반대투표를 던졌고, 6명은 아예 반대투표를 한 적이 없었다.
부산 의원들의 반대투표가 가장 많았던 안건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였다. 지난해 11월 24일 본회의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 표결에서 국민의힘 황보승희·서병수·조경태·이주환·장제원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지난해 11월 23일 여야 원내대표 합의가 이뤄져 24일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재석 254인 가운데 찬성 217인, 반대 15인, 기권 22인이었다. 국민의힘에선 장 의원을 비롯해 김기현·윤한홍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 상당수가 반대표를 던졌다. 부산 의원 중에서 반대 투표를 한 의원들 이외에 박수영·정동만 의원은 기권했다. 김도읍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공무원·교원 노조 전임자의 ‘타임오프제’에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5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무원·교원 노조법 개정안은 공무원과 교원 노조 전임자의 노사교섭 등 업무를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무원 노조법의 경우 당시 표결(찬성 175인, 반대 4인, 기권 9인)에서 안병길·하태경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박수영·김미애 의원은 기권했다. 반대 표결 의원들은 노조 전임자의 노조 활동에 세금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원 노조법 표결(찬성 171인, 반대 6인, 기권 15인)에서는 안병길·하태경·장제원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이헌승·박수영·김미애·전봉민 의원이 기권했다. 집안이 ‘사학재단’을 운영하는 장제원 의원은 공무원 노조법에는 찬성하고 교원 노조법에는 반대해 눈길을 끌었다.
지방자치단체출연 연구원 설립법에 도 부산 의원 일부가 반대했다. 지방자치단체출연 연구원 설립법은 지방연구원의 설립 기준을 인구 100만 명 이상에서 50만 명 이상의 시로 완화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4월 5일 본회의 표결(찬성 197인, 반대 8인, 기권 15인)에서 부산 의원 가운데 황보승희·박수영·조경태 의원이 법안 처리에 반대했다. 서병수·이헌승·김미애·이주환 의원은 기권했다. 반대투표 의원들은 지방연구원 설립 기준 완화가 “정치인의 자리 만들어 주기로 변질될 우려가 있으며, 실제로 연구원 기능이 잘 작동하기 어렵다”(박수영)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본회의에서 한 차례 부결돼 금융시장에까지 충격을 줬던 ‘한전법’의 경우 부산 의원들의 입장도 바뀌었다. 한국전력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한전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찬성 89인, 반대 61인, 기권 53인)돼 논란이 됐다.
한전법이 부결되자 한전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결국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당시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거 반대나 기권 표를 던졌지만 민주당은 “당론은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민주당 의원 일부는 찬성표를 던졌고 국민의힘의 대다수 의원이 찬성했다.
부산 의원 가운데는 민주당 박재호·전재수 의원과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당시 반대표를 던졌다. 조 의원은 한전법에 반대투표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 2명 가운데 하나다. 조 의원 측은 “한전의 적자를 국민들에게만 무작정 지울 것이 아니라 한전공대 등 과도한 비용 지출에 대한 자구책이 먼저 돼야 한다는 의미에서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이 표결에서 서병수 의원은 기권했고 김미애 의원은 이후 찬성으로 정정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