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생산은 OK” 트럼프, 中 자동차 美 진출 빗장 푼다
중국 업체 미국 내 생산·고용 조건부 허용 시사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대중 자동차 정책 변화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여행업계 관계자들과 회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 업계의 강한 반대에도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내 공장 건설과 차량 생산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에 사실상 빗장을 풀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에 와서 자동차를 만들 공장을 열고 싶다면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도 그렇게 해서 우리 국민을 고용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을 고용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세워 현지 일자리를 창출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중국 자동차 업체가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한 뒤 완성차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 차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워싱턴 정상회담을 10여 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자동차 시장 개방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완성차 업계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도입한 규제에 따라 중국 자동차 업체의 승용차 생산·판매가 사실상 전면 제한돼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100% 이상의 고율 관세도 부과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이익단체인 미국자동차혁신연합(AAI)은 지난주 의회에 중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출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법안을 연내 신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AAI는 서한에서 중국 자동차 산업이 불공정 무역과 정부 보조금, 지식재산권 절도에 기반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의 미국 진출이 미국 자동차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엘리사 슬롯킨(미시간) 의원도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협상의 일환으로 중국산 자동차의 미국 내 판매를 허용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이는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전혀 사실무근인 소문”이라며 자신이 지금까지 중국산 자동차의 미국 진입을 막아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 중국 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대중 정책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