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장 기약 없는 국내 1호 민간식물원 [존폐 기로에 선 금강식물원]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이채원 기자 circl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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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식물원, 경영난에 무기 휴원
연간 방문객 25만→7000명 ‘뚝’
57년 역사와 생태적 가치 감안
보존 넘어 ‘미래 자산’ 거듭나야

부산 금정구 금강식물원이 경영난 등의 이유로 지난 1월부터 무기한 휴원에 돌입했다. 금강식물원 전경. 이원준 기자 lwj@ 부산 금정구 금강식물원이 경영난 등의 이유로 지난 1월부터 무기한 휴원에 돌입했다. 금강식물원 전경. 이원준 기자 lwj@

‘국내 1호 민간 식물원’인 부산 동래구 금강식물원이 존폐 기로에 섰다. 시설 노후와 경영난이 겹치면서 8개월째 휴원 중이다. 재개장 가능성도 미지수여서 57년간 부산시민의 추억이 담긴 장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금강식물원은 올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정산으로 향하는 관문 중 하나인 금강공원과 맞닿아 있어 지역의 주요 생태관광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기사 3면

〈부산일보〉 취재진이 최근 방문한 부산 동래구 금강식물원 입구는 철문으로 막혀 있었다. 철문 뒤로 ‘내부 사정으로 휴원하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힌 안내판 한 장이 보였다. 철문 너머 관람객들이 다니던 길목 위로 쓸지 않아 쌓인 낙엽이 뒹굴었고, 돌계단 틈으로 자란 잡초는 멀리서 보기에도 무성했다. 입구 앞을 지나가던 시민들에게도 식물원의 존재감은 희미했다. 김현주(51·부산 금정구) 씨는 “마지막 방문이 벌써 몇 해 전”이라며 “안내판이 눈에 띄지도 않아 지나다니면서도 휴원한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22일 금강식물원을 운영하는 성창기업지주에 따르면 식물원은 지난 1월 1일부터 무기한 휴원 중이다. 식물원 측이 밝힌 이유는 시설 노후와 그에 따른 안전 문제다. 성창기업지주 관계자는 “60년 가까이 된 낡은 시설물 사이로 관람객이 드나들다 사고라도 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표면상의 이유 이면에는 경영난이 있다. 업체 측에 따르면 지난해 방문객은 약 7000명으로 하루 평균 20명도 채 되지 않는다. 한때 방문객 25만 명에 이르던 시절과 비교하면 방문객의 발길이 끊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입장료가 성인 1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해 연간 수입을 환산하면 700만 원에 불과하다. 수억 원에 드는 관리비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금강식물원 측은 무인 매표기를 도입하고 난방비가 많이 드는 유리 온실을 폐쇄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금강식물원의 쇠락은 금강공원 내 동물원과 놀이시설이 잇달아 문을 닫으며 심해졌다. 여기에 북구 화명동, 해운대구 석대동에 넓은 부지와 쾌적한 시설을 갖춘 공립 수목원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방문객이 급감했다. 이 때문에 2009년에도 연간 1억 5000만 원대 적자가 누적되면서 폐업을 검토하기도 했다. 당시 폐업을 안타까워 하는 여론이 일었고, 성창기업 창업주이자 식물원 설립자인 고 정태성 회장의 유지를 잇는다는 취지로 계속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더 이상 식물원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에 휴원을 결정하게 됐다.

성창기업지주 관계자는 “식물원 말고도 볼거리가 넘치는 시대에 과거처럼 방문객이 유입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크다”며 “재개장 여부와 활성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금강식물원이 지닌 역사와 상징성과 생태적 가치를 감안하면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올해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으로, 금정산과 이어지는 금강공원 일대 활성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부산시도 금강식물원을 포함해 금강공원 재정비 사업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부산대 홍석환 조경학과 교수는 “훌륭한 식물원은 예산만 투입한다고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고 반드시 장시간에 걸쳐 가꿔야 한다”며 “영국의 수백 년 된 식물원이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된 것처럼 부산에서도 100년 넘게 이어지는 식물원을 가꾸기 위해 꾸준한 관심과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이채원 기자 circl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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