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금정산·금강공원과 연계해야 해법 보인다 [존폐 기로에 선 금강식물원]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이채원 기자 circl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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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규모 경쟁보다 특화 주문
금정산 자생종 모은 식물원도 대안
국립공원 초입에 위치한 점도 장점
금강공원 재정비 사업 식물원 연계
지자체, 사유지 매입 등 다각적 검토

부산 동래구 금강식물원의 닫혀 있는 입구 너머 휴원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이원준 기자 lwj@ 부산 동래구 금강식물원의 닫혀 있는 입구 너머 휴원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이원준 기자 lwj@

연간 25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금강식물원은 57년이 지난 지금 존폐 위기를 맡고 있다. 금강식물원과 맞닿은 금강공원 내 동물원과 놀이시설이 문을 닫고, 식물원 자체적인 콘텐츠 향상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방문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시민과 꽃 피운 ‘도심 속 오아시스’

1969년 9월 문을 연 금강식물원은 개장 당시 열악했던 지역의 생태·문화 여건 속에서 말 그대로 ‘도심 속 오아시스’였다. 19만 4480㎡(약 6만 평) 부지에 2300여 종의 식물을 보유했다. 온실에는 당시 접하기 어려웠던 선인장과 열대 식물이 가득했다. 환경운동가 유진철 범시민금정산보존회장은 “해송과 적송 등 오래된 나무들이 잘 가꿔지고 아기자기한 볼거리도 다양하게 갖춘 장소였다”고 회상했다.

식물원은 인접한 금강공원과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유원지로 전성기를 보냈다. 금강식물원을 즐겨 찾았다는 장유미(56·부산 사하구) 씨는 “학창 시절 이곳에서 열린 사생 대회에 참가했고, 20년 전에는 초등학생이던 자녀와 함께 소풍을 왔던 추억의 장소인데 문을 닫아 아쉽다”고 말했다.

■홀로 남고 경쟁 밀린 식물원

금강식물원의 황금기는 금강공원의 쇠퇴와 함께 저물었다. 동물원은 2002년 문을 닫았고, 놀이시설도 2013년 자취를 감췄다. 케이블카만 남은 금강공원은 금정산을 찾는 등산객이 스쳐 지나는 길목이 됐다. 식물원을 찾는 발걸음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경쟁 환경도 달라졌다. 화명수목원(2011년)과 해운대수목원(2021년)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넓은 부지에 쾌적한 시설을 갖추고 안정적인 재정으로 운영되는 데다가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시설 노후도 발목을 잡았다. 식물원 측은 현재 화장실, 그늘막 등 내부 시설이 낡아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이용이 불편한 상태라고 밝혔다. 열대식물을 키우던 온실도 같은 이유에 난방비 부담이 겹치며 휴원 전 이미 문을 닫았다.

■금강공원 재정비가 기회

금강식물원의 부활도 금강공원에 달려 있다. 부산시는 지난 5월 ‘금강공원 재정비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낡은 재래 공원 이미지를 벗고 사람과 자연, 역사가 공존하는 미래형 숲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금강공원이 옛 명성을 되찾고 시민 휴식 공간이자 지역 관광 거점으로 거듭나면 금강식물원으로 이어지는 발걸음도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용역에서는 금강식물원과 연계한 재정비 방안도 수립된다. 시가 식물원을 공원 재생 구상의 한 축으로 평가하고 있고, 민간 소유 시설이라는 이유로 휴원 상태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지지부진한 민간 차원의 정비에 속도를 내기 위해, 식물원 등 공원 일대 사유지를 매입해 시가 직접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물원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혔던 일대 주차 공간 부족과 대중교통 접근성 개선 방안도 담길 계획이다.

시 전익성 공원정비팀장은 “지역의 귀중한 문화·생태 자원으로써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며 “시설 노후화, 관람객 유도 방안, 시설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식물원 측과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래구청도 금강공원 활성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구청은 금정산국립공원 지정과 연계해 범어사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금강공원에 내려와 온천장 일대에 머무르는 관광 동선을 설계하고 있다. 금강공원을 ‘부산형 교육친화공원’으로 조성하고 도서관 건립 등도 구상하고 있다.

■국립공원 특화가 해법

전문가들은 금강식물원이 공공시설과의 규모 경쟁 대신 특성화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정산의 식생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공간이 필요한데, 산 초입에 있는 금강식물원이 그 역할에 가장 부합한다는 분석이다.

훼손지 복원을 위한 자생종 육성과 개체 증식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훼손된 등산로나 산사태 피해지를 되살릴 때 그 지역 자생종을 써야 하는데, 이를 미리 길러두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산대 홍석환 조경학과 교수는 “오랜 기간 운영된 민간 식물원은 공립 시설에 없는 특색 있는 종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생물 다양성 차원에서도 보전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강식물원을 살려 금정산 자생종 중심의 국립공원 테마 식물원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며 “도시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관광 자원으로도 훌륭하다“고 덧붙였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이채원 기자 circl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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