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관광 르네상스, 머물기 좋은 팬덤 도시로 가야
안전하고 매력적인 해양 도시로 인식
편의시설·온라인 관광 정보 확충해야
부산의 전통적인 관광지 방문보다 체험 거리, 즐길 거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사진은 해운대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가파르게 느는 추세다. 지난해 364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올 상반기에 벌써 242만 명을 넘어섰다. 연간 400만 명 목표 달성도 무난해 보인다. 부산 관광 르네상스가 활짝 열린 셈이다. 〈부산일보〉는 부산시가 지난달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부산 관광의 강점, 약점, 기회, 위협을 분석해 부산 관광의 경쟁력과 개선 과제를 도출했다. 관광객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들이 부산을 선택한 이유와 매력, 여행 중 마주한 불편 등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본 것이다. 이를 통해 부산이 관광도시를 넘어 머물수록 좋아지는 ‘팬덤 도시’로 가기 위한 전략을 모색한 것은 의미 있는 시도다.
외국인들은 부산 관광의 가장 뚜렷한 강점으로 안전을 꼽았다. 카페에서 노트북을 테이블에 두고 자리를 비우는 광경을 목격하거나, 호텔에서 잃어버린 시계를 다시 찾은 경험을 통해 부산의 치안을 높게 평가했다. 도심과 자연이 함께 있고 즐길 거리가 많다는 점은 부산을 서울과 차별화된 매력을 지닌 도시로 부각시켰다. 2020년대 들어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부산엑스더스카이, 스카이라인 루지, 아르떼뮤지엄 등 새로운 체험형 콘텐츠가 증가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여유롭고 매력적인 해양 도시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부산에서 한 달 살기와 워케이션 수요를 늘리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외국인들이 가장 큰 불편으로 꼽은 쓰레기통·화장실 등 편의시설 부족은 관광 수용 태세에서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이다. 관광지 간 이동을 위한 대형 택시와 같은 맞춤형 교통수단이 부족하고, 식당 예약에 한국 전화번호를 요구하는 부분도 불편을 가중시킨다. 외국인등록증이 없어 쿠폰·배달앱 가입이 막히고, 자국 결제 시스템을 쓰지 못하는 금융·행정적 장벽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관광객은 비짓부산패스를 잘 사용하는 반면 일본 관광객은 이를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과 언어권에 따라 여행 방식이나 정보를 얻는 경로가 다르다는 말이다. 국가별 특성과 니즈를 파악해 맞춤형 관광객 유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제 부산 관광의 패러다임을 ‘단순 방문’에서 ‘지속 가능한 팬덤 형성’으로 전환해야 한다. 여행사가 짠 일정에 따라 단체로 움직이는 패키지여행에서 소수 인원이 직접 일정을 만드는 개별 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SNS에서 정보를 찾고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여행지를 추천받고 동선을 짠다. 관광객의 선택지도 기존 유명 관광지 밖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해운대·광안리뿐만 아니라 원도심·영도·서부산과 경남, 울산의 관광 정보 등 온라인 콘텐츠를 확충해 관광 영역을 넓혀야 한다. 일회성 관광객을 부산의 열렬한 팬으로 만들어 다시 찾고 경험하고 싶어하게 하는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