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운영 ‘무인 탁구장’ 가맹점주-본사 법정 다툼
부산·경남 등 프랜차이즈 점주들
“순수익 과장 홍보” 30억대 소송
계약 전에 정보공개서 미발급
본사 “실매출 안내했을 뿐” 반박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전국 90여 곳에서 운영 중인 무인 탁구장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들의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부산 등 각지의 점주들은 본사가 가맹점을 모집하면서 수익을 부풀려 홍보하고, 계약 전 정보공개서도 주지 않았다며 모두 약 30억 원 규모의 소송을 냈다. 본사는 정보공개서를 제때 주지 못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수익을 과장한 적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29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과 경남, 대구 등에서 A 탁구장 매장 18곳을 운영하거나 운영했던 전현직 점주 14명은 지난 4월 A 무인 탁구장 프랜차이즈 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본사와 가맹 계약을 맺고, 본사가 약속했던 수익을 근거로 가맹비와 장비 대금, 로열티 등의 비용을 투자했는데 실제 수익은 그에 못 미쳐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이들 외에도 일부 점주들은 개별적으로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단체·개별 소송에는 부산 지역 지점 5곳의 점주들도 참여했다. 이 가운데 일부 지점은 이미 폐업한 상태다. 각 소송의 배상 요구액을 합산한 금액은 약 30억 원이다. 현재 A 탁구장 지점은 전국에 총 90여 곳이다.
소송에 참여한 점주들은 본사의 허위·과장 정보에 속아 가맹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본사는 계약 당시 월 최소 650만~750만 원의 순수익이 보장되고, 매장 관리는 하루 30분에서 1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홍보했다.
점주들은 개업 이후 실제 순수익이 월 80만~200만 원이었다고 주장한다. 또 잦은 기기 고장으로 고객들의 환불 요구가 잇따랐고, 홍보와 달리 매장 관리에도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는 것이 점주들 이야기다. 점주들은 “본사가 수익 상황이 좋은 특정 시기·점포를 기준으로 홍보해 점주들에게 기만적 정보를 제공했다”며 “공을 주울 필요 없이 순환돼 계속 탁구를 칠 수 있다며 본사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했던 고가의 무인 로봇 등은 3개월 만에 30회 이상 고장 났다”고 말했다.
점주들은 본사가 가맹 계약 전에 정보공개서를 발급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정보공개서는 가맹점 수, 평균 매출, 본사의 법 위반 경력 등이 담긴 문서다. 본사가 가맹 계약 14일 전에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 점주들은 본사 측이 정보공개서를 사전에 제공하지 않은 탓에 정확한 정보 없이 가맹 계약을 맺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본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명령에 따라 2024년 5월부터 정보공개서를 점주들에게 뒤늦게 전달했다.
일부 점주들은 지난 6월 부산 중부경찰서에 A 탁구장 본사 공동 대표 등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6일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점주들은 이에 대해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A 탁구장 본사 측은 수익을 부풀린 것이 아니라 초기 매장의 실제 매출을 안내했다는 입장이다. 본사 공동 대표 B 씨는 “한 달 매출이 1500만 원 나올 수도 있고 안 되는 달은 1200만 원 나올 때도 있는데 제일 적게 나온 달을 이야기하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정보공개서를 계약하기 전에 제공하지 않은 점은 인정했다. B 씨는 “사업 초기 가맹사업법을 잘 몰라 정보공개서를 계약하기 전 제때 제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송에 대해서는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그건 재판이 끝나 봐야 알 것”이라면서도 “장사가 잘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다. 소송을 거는 사람은 장사가 안 되다 보니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