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 공사비 돌파구 찾기는커녕 간담회 아예 불참한 기획예산처
국조실 조정에도 법 개정 고수
부산 국힘 “매우 무책임한 태도”
가덕신공항 조감도.
부산·경남·울산(PK)의 핵심 숙원인 가덕신공항 건설이 기획예산처의 버티기와 책임 회피에 가로막혀 다시 표류할 위기에 놓였다. 국무조정실이 총사업비 관리 지침 개정을 통한 해법을 제시했지만 기획처는 이를 사실상 거부한 채 국토교통부와 국회로 책임(부산일보 9월 15일 자 2면 보도)을 넘긴 데 이어, 지역 정치권이 마련한 대책 간담회에도 불참을 통보했다. 다음 달 예비계약 전까지 해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건설사 이탈과 사업 지연이 현실화할 수 있는 만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교통정리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기획처는 오는 18일 국민의힘 부산시당 주최로 국회에서 열리는 가덕신공항 공사비 현실화 방안 간담회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기획처 측은 “현재로서는 딱히 할 이야기가 없다”는 취지로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경제부도 불참하는 반면 국무조정실과 국토부, 대우건설과 지역 건설사 등은 참석할 예정이다.
기획처와 재경부가 가덕신공항 공사비 증액 근거 마련을 놓고 책임을 미루자 국무조정실은 최근 기획처가 총사업비 관리 지침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조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기획처는 지침 개정 대신 가덕신공항 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정부 내부 지침으로 풀 수 있다고 정리된 사안을 다시 국회 입법 문제로 돌린 셈이다.
여기에 기획처가 정부와 건설업계, 지역 정치권이 함께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마저 외면하면서 지역에서는 ‘배짱 행정’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무조정실 조정안까지 받아들이지 않은 채 공개 논의도 피하면서 책임 부담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기획처가 이처럼 버티는 배경으로 박홍근 장관을 지목한다. 박 장관은 2022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 선대위 비서실장을 지낸 친명계 핵심 인사로, 지난해 국정기획위원회 기획분과위원장을 맡아 기획재정부 분리 개편의 밑그림을 그린 뒤 올해 3월 초대 기획처 장관에 올랐다. ‘현 정부 실세’인 박 장관을 배경으로 기획처가 국무조정실 조정까지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인 이성권 의원(부산 사하갑)은 “공사비를 현실화하지 않으면 참여 업체들이 막대한 적자를 감수해야 해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며 “해법을 내놔야 할 기획예산처가 논의 자리에도 나오지 않겠다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