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말소’ 차량이 점령한 창원스포츠파크 주차장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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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주차면 약 11% 말소 차량
정당 사유 없이 1개월 견인 가능
기한 내 차량 이동·바꾸기 편법
올 연말 차단기 설치 등 대안 마련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스포츠파크(옛 창원종합운동장) 주차장에 번호판이 떼인 말소 차량이 줄줄이 주차·방치돼 있다. 강대한 기자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스포츠파크(옛 창원종합운동장) 주차장에 번호판이 떼인 말소 차량이 줄줄이 주차·방치돼 있다. 강대한 기자

경남 창원시의 대표 체육시설인 창원스포츠파크(옛 창원종합운동장) 주차장이 수출을 위해 말소된 차량 수백 대의 임시 보관장으로 전락했다. 번호판이 떼이고 바퀴나 창문이 파손된 차들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시민들의 주차 불편은 물론 도심 미관까지 해치고 있다.

14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성산구 중앙동 창원스포츠파크 주차장은 15개 구역에 총 2155면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장애인·친환경·임산부·어르신·국가유공자 등 전용·우선 주차장 271면을 제외하면 일반 주차장은 1884면이다. 시민들의 체육시설 이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시설로 무료 개방 중이다.

현재 주차장 곳곳에는 창문·바퀴가 파손돼 정상 운행이 어려워 보이거나 낙엽과 쓰레기 등이 쌓인 차량이 쉽게 눈에 띈다. 번호판이 제거된 차량도 부지기수다. 대부분 수출을 위해 등록이 말소된 차량으로 파악된다. 창원스포츠파크 내 있는 차량등록사업소에서 말소 절차를 밟은 뒤 차량이 수출될 때까지 주차장에 세워두는 것이다.

창원시설공단에서 지난 14일 현장을 방문해 말소 차량 수 확인한 결과 이날에만 총 225대의 말소 차량이 무더기 주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말소 차량은 수시로 출·입차를 거치며 그 대수가 매일 조금씩 달라지기는 한다. 대체로 200~300대 수준이며, 많을 때는 300대를 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를 맡고 있는 창원시설공단에서 월 1회 장기주차 현황을 파악해 창원시와 성산구청에 전달한다.

문제는 장기주차 차량이 확인되더라도 실제 견인 등 행정조치로 이어지기까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주차장법상 올 8월부터 지방자치단체 등이 설치한 무료 주차장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이상 계속 주차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시행됐다. 시행령상 해당 기간은 1개월이며, 차량이 분해·파손돼 운행이 불가능한 경우는 15일이다. 같은 법령에 따라 필요한 경우 다른 장소로 차량을 이동시키는 등 방법도 동원할 수 있다.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스포츠파크(옛 창원종합운동장) 주차장에 번호판이 떼인 말소 차량이 줄줄이 주차·방치돼 있다. 강대한 기자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스포츠파크(옛 창원종합운동장) 주차장에 번호판이 떼인 말소 차량이 줄줄이 주차·방치돼 있다. 강대한 기자

하지만 실제 창원스포츠파크 주차장 내 말소 차량에 대한 견인 실적은 0건으로 나타났다. 수출업자 등이 법의 허점을 노리면서다. 성산구청 등에서 주차장 단속 인력을 상시 상주시키기 어려운 데다 업자들은 기한 만료(1개월) 전 주차 위치를 옮기거나 캐리어 트럭(자동차 운반 트럭)에 실어 수출항으로 보내고 새로운 말소 차를 주차하는 등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행정당국이 장기 주차 차량으로 규정하기 쉽지 않다.

지역 수출업계 관계자는 “애초 수출 차량은 말소 직후 부산·인천 등 수출항 인근 야적장으로 보내 관리되는 게 맞지만, 임대료를 내지 않기 위해 공영·무료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이미 창원스포츠파크에는 업계 사람들끼리 암묵적으로 구역을 나눠 주차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창원스포츠파크는 1993년 3월 준공돼 ‘제78회 전국체육대회’, ‘부산 아시안게임 축구 경기’, ‘FIFA U-17 월드컵’ 등 굵직한 국내외 행사가 열린 지역 대표 체육시설이다. 하지만 각종 경기와 행사가 열릴 때마다 주차 공간 부족으로 불편을 겪고 방치된 차량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지 오래다.

이에 대해 창원시 관계자는 “(시민 모두를 위한 시설이) 특정 차량의 장기 주차 공간으로 악용되고 있는 만큼 가능한 빨리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주차장 출입구에 차단기를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차단기를 설치하더라도 캐리어 트럭이 말소 차량을 싣고 출·입차할 경우 차단기 설치의 실효성이 없을 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스포츠파크(옛 창원종합운동장) 주차장에 번호판이 떼인 말소 차량이 줄줄이 주차·방치돼 있다. 강대한 기자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스포츠파크(옛 창원종합운동장) 주차장에 번호판이 떼인 말소 차량이 줄줄이 주차·방치돼 있다. 강대한 기자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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