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지에 공원 조성 우회하느라 또 ‘예산’
울산 북구 신천공원 맨발산책로
사유지 포함된 사실 뒤늦게 인지
3000만 원 들여 우회로 만들기로
무단 점유료 청구 소송 가능성까지
울산 북구 천마산 편백산림욕장. 전체 부지 중 일부에 사유지가 섞여 있어 북구는 해당 부지 매입을 포함한 공원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울산 북구가 사전 지적조사 없이 신천공원 맨발산책로를 조성했다가 일부 구간이 주민 사유지를 침범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우회 산책로를 위한 추가 예산이 낭비됐다. 지자체 소유의 공공시설에 사유지가 포함된 사례가 잇달아 확인되면서 예산 낭비를 막기위한 공유재산의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16일 울산 북구에 따르면 북구는 공원 내 시유지를 활용해 기존 맨발산책로의 사유지 침범 구간을 우회하는 산책로를 3000만 원을 들여 조성하기로 했다. 당초 지주 요구에 따라 4억~5억 원을 들여 해당 토지를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북구의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사업 계획을 수정했다.
이는 북구가 2023년 신천공원 송림 일원 산책로 1.3km를 정비해 맨발산책로를 내면서 불거졌다. 당시 북구는 자연적으로 생긴 기존 공원 내 산책로를 관련 민원을 반영해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정비 사업을 시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본적인 지적 측량이나 토지 권리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결국 산책로 일부 구간인 222㎡가 사유지로 뒤늦게 드러났다.
지난해 이를 인지한 토지 소유주가 침범 부지를 포함한 해당 필지 1674㎡ 전체를 매입하라고 요구하자, 북구는 토지 매입비 4억~5억 원을 들여 전 필지를 취득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북구의회는 공유재산취득위원회를 열고 예산 과다를 이유로 전액 삭감했다. 이에 북구는 공원 내 시유지를 활용해 우회로를 신설하는 방안을 택했다. 다만 3년간 사유지를 무단 점유한 데 따른 사용료 청구나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가능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북구는 우회로가 완공되면 기존 사유지 구간을 폐쇄할 계획이며, 지주가 보상을 요구할 경우 관련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관내 주요 공원과 산책로, 도로 등 곳곳에는 여전히 시·구유지와 사유지가 혼재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구 12경인 천마산 편백산림욕장의 경우에도 공공시설로 운영되고 있지만, 사유지가 혼재돼 있다. 아직 지주들의 민원은 발생하진 않았지만 북구는 이에 대비해 지난 5월 천마산 어린이공원으로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고시하고 1억 5000만 원을 들여 설계 용역과 토지 보상 계획을 각각 수립하고 있다.
지자체 공공시설의 안일한 토지 확인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동구에서는 2005년 준공된 주전경로당이 한 평 남짓한 국유지를 침범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정비 민원이 제기됐으나, 적은 침범 범위에 비해 건물 공사에만 약 1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재완 울산 북구의원은 “공익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사유지를 무단 점유해서는 안 된다”면서 “관내 사유지를 무단 점유 중인 도로와 시설물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대책을 수립하고 점진적인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사진=오상민 기자 sm5@busan.com
오상민 기자 sm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