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후 “공사 밀렸다” 핑계…부산 인테리어 대금 ‘먹튀’ 사기 피해 잇따라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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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 업체 견학으로 신뢰 쌓은 뒤
철거만 하고 계약금 수천만 원 편취
피해자 3명 2억 1900만 원 피해
민사 승소에도 피해액 회수 어려워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인테리어 공사 대금 먹튀’를 당한 피해자들이 민사 소송에서 승소하고도 실제 손해를 배상받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전체 피해 금액만 2억 원을 넘지만, 사기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진 업체 대표는 피해 보상을 외면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지난 7월 8일 해운대구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맡겼던 A 씨가 인테리어업체 대표 B 씨를 상대로 낸 공사 대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B 씨에게 7420만 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이 사는 해운대구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를 8000만 원에 맡겼다. 그러나 B 씨는 완공 기한을 지키지 못했고, 재차 완료를 약속하는 각서까지 썼지만, 이마저도 이행하지 않았다. A 씨는 결국 계약을 해지하고 민사 소송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구체적인 주장·증명을 하지 않은 채 변론기일에 출석조차 하지 않았다”며 B 씨가 받아 간 공사 대금에서 약 5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전액을 반환하라고 판단했다.

문제는 B 씨의 ‘먹튀’ 수법에 당한 다른 피해자들도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공사를 맡겼던 C 씨는 약 8000만 원을, 인테리어를 맡겼던 신혼부부 D 씨는 약 5900만 원을 각각 편취당했다며 B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B 씨는 또 다른 추가 피해 건으로도 현재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사기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확인된 피해자만 3명에 피해 금액은 최소 2억 1900만 원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B 씨가 공사 착수 전 자재업체 견학까지 시키며 신뢰를 쌓은 뒤 내부 철거 공사만 진행했고, 이후 “다른 공사가 밀렸다”는 식의 핑계로 추가 선금을 계속 받아 챙겼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들이 민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도 실제로 돈을 받아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A 씨는 신용정보회사를 통해 B 씨 명의의 재산에 대한 압류를 시도했지만 “압류할 재산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A 씨는 “형사재판 과정에서 배상명령 신청도 검토했으나, 이미 민사 판결이 확정된 사안이라 법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설명을 듣고 포기했다”며 “B 씨는 받은 돈을 유흥 등에 탕진한 상태로 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판결은 채무 존재를 확인해 줄 뿐 강제로 돈을 받아주는 절차가 아니다”라며 “채무자가 재산을 미리 은닉하거나 탕진해 버리면 승소 판결도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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