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편백 저기도 편백… 수종 다양성 포기하나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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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재선충 방제 수종 전환
경남 29곳 중 26곳 편백 조림
지역 특성 반영 정책 고려돼야

경남 밀양시 상남면 야산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으로 고사해 잿빛을 띠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경남 밀양시 상남면 야산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으로 고사해 잿빛을 띠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기존 방제 전략이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존이 필요한 숲을 집중 보호하고 그 외에는 수종을 전환하자는 주장(부산일보 8월 17일 자 1면 등 보도)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산림청이 수종 전환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만 경남에서는 편백나무 등 특정 수종에 편중되는 경향이 두드러져 다양한 수종을 통해 방제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정책에 역행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경남도 내부 자료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 방제 전략 일환으로 올해 소나무에서 다른 수종으로 전환을 추진한 경남 29개 방제 사업장의 89.6%(26곳)가 조림수종에 편백을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방제 사업장 중 11곳은 아예 편백으로만 수종 전환을 추진했다. 밀양시 부북면 방제사업장 중 한 곳은 방제 면적 22.27ha 중 20.19ha에 편백만 2만 9670그루를 심었다. 창녕군 고암면 한 방제사업장도 방제 면적 20.93ha 중 20.90ha에 편백만 3만 1350그루를 심었다.

문제는 건강한 산림을 조성하려면 수종의 다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특정 수종으로만 숲을 조성하면 오히려 산림의 건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산림청의 소나무재선충병 국가방제전략(2026~2030년)에서도 혼효림 전환이 목표로 설정돼 있다. 성질이 다른 두 종류 이상의 수종으로 구성된 혼효림이 병해충 저항성과 기후 적응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남처럼 편백 등 특정 수종으로 전환이 쏠릴 경우 자칫 숲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해 방제 전략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산림청은 경남 등 온대남부와 난대에 대체 수종으로 편백을 포함해 여러 수종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유림 산주 선택이 편백에 쏠리는 것이 현실이다.

춘천생명의숲 김명호 사무국장은 “강원도에서는 마가목을 잔뜩 심었는데 반쯤은 죽었다”며 “특정 수종 쏠림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은 산림청의 조림 정책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책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 사무국장은 “실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을 추진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지역 특성에 맞는 수종 전환 연구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편백으로만 숲을 조성하는 방식이 경남의 생태적 특성에는 맞지 않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최송현 교수는 “편백은 국내에서 자생하지 않는 일본 원산의 수종으로 우리의 자연 경관과는 다소 이질적”이라며 “숲의 다양성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한다면 침엽수인 편백보다는 낙엽 활엽수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경남도 산림관리과 관계자는 “수종 전환 과정에 산주 의견을 반영하면서도 다양성을 확보하려고 정책을 추진 중이나, 초기 단계라 편백 등 특정 수종으로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다음 달 경남도 자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전략 수립이 끝나면 체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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