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부산시 난임 시술 지원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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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난임 부부의 희망은 거주지에 따라 갈린다. 서울에 살면 지원을 받고, 부산에 살면 절망을 떠안는다.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다가 난포가 자라지 않아 채취 수술 전에 중단되면, 그때까지 지원받았던 진료비 수십만 원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서울시는 정부 지침과 별개로, 2025년부터 ‘의학적 사유로 시술이 중단’된 경우에도 진료비를 지원하는 독자 사업을 시행했다. 시험관 시술마다 미성숙 난포로 채취 수술을 진행하지 못하다가도, 질긴 시도 끝에 1년 만에 난자 한 개를 채취해 출산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서울은 실패의 고통까지 품어 ‘질긴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

반면, 부산시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 지원 요건을 채우려고 성숙 난자가 없음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바늘을 찔러 넣거나, 난포 성장이 조금만 더디면 수술 없는 시술 중단으로 발생할 비용 부담이 두려워 치료를 이어가지 못하고 섣불리 포기해 버리는 비극이 일어나고 있다.

부산시에 민원을 넣으면 돌아오는 답은 늘 똑같다. “예산이 부족하다.” 시는 최근 3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며 난임 지원에 28억 원을 투입했다. 기존 지원금 소진 보충이나 초과 진료비 지원 등에 쓰인다. 그러나 시술이 중단된 사각지대는 여전히 방치되어 있다. 수억 원 수준의 예산으로 해결할 수 있는 난임 부부의 시급한 지원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는 현실이다.

현재 부산시의 최대 관심은 북항 돔구장 같은 대규모 건축 사업에 쏠려 있다. 하지만 부산을 터전으로 삶을 일구어 갈 미래 세대가 줄어든다면 화려한 랜드마크가 무슨 소용인가. 이제는 미래를 이어갈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부산시도 ‘난임시술 중단 의료비 지원’을 즉각 도입하여 시민의 절망을 품어주길 바란다. 박보경·부산 해운대구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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