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연의 도시 공감] 건강하게 잘사는 웰니스 도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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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컬바이로컬 대표

천혜의 해안 곳곳서 러닝 모습 확산
해운대·광안리·다대포·낙동강 연결
힐링 콘텐츠로 도시 자산 만들어야

운전 중 마주치는 러너들의 모습은 이제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최근에는 단순한 달리기 운동을 넘어, 특정 카페나 브랜드 공간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러닝 후 음료와 커뮤니티를 즐기는 ‘카페 중심의 러닝크루’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제 달리기가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을 잇는 커뮤니티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며,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한층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부산은 천혜의 바다와 역동적인 자연이라는 하드웨어에 ‘힐링’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붉게 물드는 해안가의 낙조를 온몸으로 만끽하며 달리는 ‘다대포 선셋 러닝’, 외부의 소음을 차단한 채 오롯이 자신의 호흡과 동작에만 몰입하는 ‘사일런트 요가’, 자연의 리듬에 맞춰 걷는 ‘노르딕워킹’, 그리고 맨발로 대지를 직접 밟으며 지구와 호흡하는 ‘슈퍼어싱’ 등 현대인의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치유를 동시에 도모하는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다. 일명 웰니스 열풍이 부산에도 불고 있다. 특히 부산형 웰니스의 진짜 강점은 거창한 구호에 머물지 않고 시민들의 일상으로 스며든 각 구군의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에 있다. 영도구의 거친 바다를 치유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영도해양치유’, 주민들의 근력 강화와 유쾌한 일상을 책임지는 동래구의 ‘엉짱운동교실’ 등은 지역민들에게 실질적인 활력을 제공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광장과 야외 공원에서는 운동 인플루언서와 시민들이 함께 호흡하며 체력을 키우는 ‘달밤 시민체력장’이 열리고, 심장을 뛰게 하는 ‘스탭박스 및 타바타 챌린지’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 참여가 높은 이유는 이제 신체적 건강을 넘어 정신적, 사회적, 정서적 건강까지 꿈꾸는 삶, 즉 ‘웰니스(Wellness)’가 새로운 삶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웰니스는 단순히 병원 치료를 받지 않는 소극적 상태를 탈피해, 일상 속에서 스스로 최상의 상태를 향해 나아가는 능동적이고 지속적인 과정이다. 웰니스 프로그램의 인기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Living longer)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게 잘 사는 것(Living well)을 지향하는 현대인들의 가치관 변화가 반영된 결과이다. 글로벌 웰니스 연구소(GWI)에 따르면 웰니스 산업은 연평균 8~12% 성장하며 의료·건강·여가가 결합된 복합형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웰니스 관광은 2024년 현재 1203조 원 시장으로 성장하였으며 2029년에는 1800조 원 시장으로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특히 부산과 같은 해양환경이 정신·신체 건강 향상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확산되면서 해양치유 또한 웰니스 산업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인들이 이러한 웰니스에 열광하는 이유는 스트레스와 번아웃 속에서 신체 변화를 넘어 깊은 정신적 치유를 갈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혼자 하는 지루한 운동 대신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건강하게 연대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실내 헬스장을 벗어나 바다와 산을 배경으로 운동하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특별한 ‘경험 소비’로서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웰니스 열풍의 가장 뜨거운 중심지로 떠오른 도시 중 한 곳이 바로 부산이다. 웰니스 도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녹지 공간(Green)과 수변 공간(Blue)이 도심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천혜의 자연환경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둘째, 걷는 행위 자체가 즐거움이 되는 보행 친화적 환경과 자전거 도로망이 단절 없이 이어져야 한다. 셋째, 비싼 비용 없이 집 앞에서 즐길 수 있는 공공공원과 일상 밀착형 스포츠 인프라가 균형 있게 보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웰빙 상권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사회적 신뢰 기반의 커뮤니티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을 비추어 볼 때, 부산은 이미 세계적인 웰니스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완벽한 토대를 갖추고 있다. 광안리와 해운대, 다대포에서 낙동강까지 연결되는 수자원 그리고 내륙에서 움직이는 숲 자원, 도심 인프라, 그리고 이를 자발적으로 즐기는 시민들의 활기찬 크루 문화가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해양수도 부산이라는 단어가 상징적인 키워드가 되었다. 해양수도 부산은 대도시 특유의 치열한 비즈니스와 역동적인 에너지가 발산되는 느낌이 강하다. 반면 웰니스 도시는 바쁜 일상 속에서 언제든 지역의 자원을 통한 즉각적인 회복이 가능한 느낌이 든다. 항만, 물류와 같은 큰 산업적 구도에서의 부산도 중요하고 신체 건강과 치유, 그리고 소통이 공존하는 웰니스 도시 부산도 중요한 도시자산으로 균형감 있게 계획되었으면 한다. 웰니스는 이미 단순한 유행을 넘어 부산의 도시 풍경과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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