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단속을 넘어, 따뜻한 한 끼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 자전거’ 이용이 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으로서 위험한 자전거 운행을 발견하면 안전수칙을 설명하고 올바른 이용을 지도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얼마 전 신고를 받고 출동해 픽시 자전거를 타던 한 청소년을 만났다. 안전에 대해 지도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학생이 그날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단순히 주의를 주고 귀가시키는 것으로 역할을 끝내기에는 마음이 쓰였다. 가까운 편의점에 함께 들어가 학생이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르게 하고 간단한 식사를 챙겨준 뒤 보호자에게 인계하였다. 대단한 일을 한 것은 아니다. 배고프다는 아이에게 어른으로서 한 끼를 챙겨준 것뿐이었다.
청소년들의 행동만 바라보면 무질서하고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잠시 멈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면 행동 뒤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어려움이나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
법과 원칙을 알려주고 위험한 행동을 바로잡는 것은 경찰의 당연한 역할이다. 그러나 아직 성장 과정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왜 그랬을까”라고 한번 더 물어봐 주는 어른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아이에게는 다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날 학생에게 건넨 것은 작은 한 끼였다. 그 한 끼가 그 학생의 삶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는 기억 하나만큼은 오래 남기를 바란다. 경찰의 제복에는 법을 지키는 책임과 함께 우리 이웃을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도 담겨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정영오·부산기장경찰서 일광파출소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