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가자, 북극항로] 미국, 경제적 상업화보다 ‘항행 자유·북극 질서 유지’ 방점
⑫ 미국의 전략은 안보
쇄빙 기능을 갖춘 미국 해안경비대 ‘버솔프(WMSL 750)’함이 북극 베링해 순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 해안경비대 홈페이지 캡처
북극항로 시대의 도래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들은 정책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극해를 끼고 있는 러시아와 북유럽 국가들, 캐나다 등은 물론이고 중국과 미국 두 강대국의 전략적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 중에서도 미국은 북극항로를 단순한 해상 운송로가 아닌 국가 안보, 국제 질서, 과학기술, 환경 보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전략적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5월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BISTEP)이 발간한 정책 브리핑에 따르면, 미국은 경제적 상업화보다는 국제 규범에 기반한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 확보와 북극 지역의 안정적인 질서 유지에 핵심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이 러시아의 북극 군사력 증강과 중국의 북극 진출 확대를 북극 지역의 주요 전략적 과제로 규정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북극을 본토 방어와 동맹국 안보를 위한 핵심 공간으로 재정립하며 안보와 공급망 안전을 아우르는 종합적 전략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미국의 북극 정책은 오바마 행정부 이후 지속적으로 구체화됐다. 2013년 ‘북극권 국가 전략’을 통해 안보, 책임 있는 개발, 국제 협력을 3대 핵심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최근 2024년 미 국방부가 발표한 ‘2024 북극 전략’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활동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감시체계 강화, 동맹국과의 협력 확대, 군사적 대비 태세 강화를 주된 전략으로 명시했다. 미국은 알래스카를 중심 거점으로 조기경보·감시체계 및 미사일 방어능력, 해양 영역 인식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중이다.
더불어 인프라 및 역량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쇄빙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 차세대 중쇄빙선(Polar Security Cutter)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2025년에는 핀란드로부터 최대 4척의 쇄빙선을 건조·도입하고 기술 이전을 통해 자국 내에서 최대 7척을 추가 건조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알래스카 지역의 항만, 공항, 통신망, 수색·구조 체계를 확장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해안경비대(Coast Guard) 내에 ‘극지조정실’을 신설해 북극과 남극 정책 및 작전을 총괄하도록 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