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예방책 공개 외면… ‘깜깜이’ 교도 행정 언제까지
부산구치소 폭행 재발 방지 난망
폭행 가해·피해 우려자 지정제
개인정보 이유 현황 공개 거부
제도 작동 여부 외부 검증 어려워
기존 대응 되풀이 추가 대책 없어
구치소 측 “기존 관리 실태 파악”
부산구치소가 폭행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신고함 제도 등을 운영 중이지만 폭행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법무부와 부산구치소가 수용자 간 폭행을 막기 위해 도입한 폭행 가해·피해 우려자 지정 제도가 ‘깜깜이’로 운영되고 있다. 폭행 사건 발생 이후에도 관련자의 우려자 지정 여부 등 구체적인 관리 현황이 공개되지 않아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이 어렵다. 폭행 사건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지만 구치소는 기존 대책만 되풀이해 부실한 재소자 관리와 미흡한 사후 대응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27일 부산구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재소자 중 폭행 가해 우려자는 7명, 피해 우려자는 13명으로 집계됐다. 부산구치소 전체 재소자 1900여 명 중 약 1% 수준이다. 법무부와 교정 당국은 지난해 〈부산일보〉가 보도한 구치소 내 폭행 사망 사건(부산일보 2025년 9월 24일 자 1면 등 보도) 이후 ‘폭행 가해·피해 우려자 지정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폭행을 저지를 우려가 높거나 폭행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수용자를 사전에 지정해 관리하는 제도다.
하지만 제도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관련 정보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8월 발생한 폭행 사건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가 사건 발생 전 우려자로 지정돼 있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다. 부산구치소가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 수용자 관리 과정에서 허점은 없었는지 외부에서 검증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부산구치소 측은 수사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관련 정보를 공개한 전례가 있어 필요와 상황에 따라 정보를 선택적으로 공개하거나 감추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월 부산구치소 폭행 사건 당시 사건 관련자들이 가해·피해 우려자로 지정돼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도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이번 비공개 결정 역시 제도 운영의 허점이 다시 드러나는 것을 의식한 조치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동아대 재난관리학과 이동규 교수는 “폭행 예방을 위해 도입한 제도의 운영 현황과 관리 실적이 공개되지 않으면 실제 예방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며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이 가능토록 교정 당국의 책임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구치소는 지난 8월 말 발생한 재소자 간 폭행 사건과 관련, 가해 재소자 3명 중 2명에게 금치 처분을 내렸다. 금치는 접견·서신·전화통화 등 재소자 권리를 최장 30일간 제한하는 징벌이다.
구치소 특별사법경찰은 이들 중 2명에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공소청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다른 가해자 1명은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어 금치 처분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사건 송치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구치소는 재소자 간 폭행을 막기 위해 신고함 64곳을 설치하고 수시 신체검사를 실시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시행해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건 이후에도 구체적인 추가 대책은 제시되지 않았다. 초과밀 수용 환경에서 폭행 사건이 되풀이되면서 기존 대책만으로는 실질적인 예방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구치소 측은 정확한 사건 경위와 기존 관리 실태를 파악해 공소청 송치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구치소 관계자는 “사건 경위를 철저히 확인하고, 당시 수용자 관리·감독 과정과 피해자 보호조치의 적정성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