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2034년·2035년까지 수명 연장

  • 가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설계수명 종료 2년 1개월·1년 2개월만
국내 원전 계속운전 허가 네 번째
원안위 표결 5대2…재가동은 현장점검 후 결정
탈핵단체 반발…“원안위, 사업자 거수기 전락”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7일 회의를 열어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를 표결로 의결했다. 사진은 고리원전 3·4호기(부산 기장군 소재) 전경. 한수원 제공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7일 회의를 열어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를 표결로 의결했다. 사진은 고리원전 3·4호기(부산 기장군 소재) 전경. 한수원 제공

40년 설계수명 만료로 2024년 9월, 2025년 8월 각각 가동이 정지된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에 대해 계속운전이 허가됐다. 이로써 고리 3·4호기는 수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가동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의 계속운전이 허가된 것은 2008년 고리 1호기, 2015년 월성 1호기, 2025년 고리 2호기에 이은 네 번째 사례로, 이번 정부 들어 두 번째 계속운전 허가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27일 제2026-17회 회의를 열어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를 표결로 의결했다.

이번 허가에 따라 고리 3·4호기의 수명은 설계수명 만료일로부터 10년 늘어나 각각 2034년 9월, 2035년 8월로 연장됐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2022년 9월 계속운전을 신청한 지 4년 만으로, 정지한 지 각각 2년 1개월, 1년 2개월 만에 재가동 절차를 밟게 됐다. 고리 3·4호기는 각각 1985년 9월, 1986년 4월 상업 운전을 시작한 발전소다. 가압경수로 방식의 전기출력 1025MWe(메가와트)급 원전이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 회의에서 계속운전의 핵심 관문으로 꼽히는 고리 3·4호기 사고관리계획서를 세 차례 논의 끝에 통과시켰고,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안도 논의를 시작했다.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제2026-17회 원자력안전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제2026-17회 원자력안전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10시 30분 시작된 이날 회의에서는 위원들의 사전 질의에 대한 원안위 사무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보고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원안위는 9인 회의체지만 이날 이강근 위원이 불참했고, 강건욱 위원도 오후에 이석하며 최종 논의에는 7명만 참여했다. 위원들은 부지 내 환경, 대기확산, 기술기준 적용 등 여러 사항에 대해 질의했고, 원안위 사무처와 KINS, 한수원 담당자들이 답했다.

의원들의 질의가 끝나자 최원호 원안위원장이 오후 4시 20분께 원안 의결에 대해 의견을 물었고, 진재용 위원과 박종운 위원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후 최 위원장이 표결 의사에 5인, 반대 2인으로 표결이 결정됐고, 표결에서도 찬성 5인, 반대 2인으로 원안 의결됐다. 원안위는 "계속운전 허가 내용에 따라 한수원이 설비 개선 등 후속 조치를 이행했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해 재가동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와 관련, 한수원은 “현재 진행 중인 설비 개선과 정비를 완료하고 규제기관의 정기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후, 내년 상반기 중 순차적으로 재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아울러 계속운전 기간 동안 지속적인 설비 개선과 철저한 안전관리를 통해 발전소의 안전성과 성능을 높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규 핵발전소 저지와 핵없는 사회를 위한 전국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 원안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중단을 촉구했다. 전국행동은 이날 “원안위가 뚜렷한 설명 없이 심의 일정을 앞당겨 미비한 사고관리계획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충분한 검증 기회를 차단했다”며 “과거 기준 적용과 핵심 설비 독립 검증 부재 등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안위가 독립 규제기관의 본분을 망각하고 사업자 맞춤형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규탄했다.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