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영화는 질문을 던지는 것”…BIFF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들이 본 ‘좋은 영화’[BIFF 2026]
BIFF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 심사 기준 밝혀
장이머우 위원장 등 거장 7인 합류
“사람 연결하는 정서 볼 것”
‘암살자(들)’엔 “창작은 창작”
15일 폐막식서 대상작 발표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경쟁 부문의 공정한 심사를 담당할 심사위원단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심사 방향성이 공개된 가운데 전날에 이어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영화계 현안에 대한 질문이 제기돼 답변이 이뤄졌다.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올해 BIFF 경쟁 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하는 경쟁 부문의 심사위원들이 올해의 심사 방향성과 기준 등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감독, 배우, 프로듀서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이머우(중국) 감독은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를린·베니스·칸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한 세계적인 거장이다. 지난해 BIFF에서 예술공헌상을 수상한 비간 감독(중국)을 비롯해, 영화 ‘한 남자’(2022)로 일본 아카데미상 8관왕을 차지했던 이시카와 케이(일본) 감독, 그리고 한국 여성 감독 최초로 연출작 세 편이 모두 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정주리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합류했다.
배우로는 사말 예슬라모바(카자흐스탄)와 최희서가 합류했으며, 쩐 티 빅 응옥(베트남) 프로듀서가 마지막 한 자리를 채웠다. 다양한 국가와 직종의 전문가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해 심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한층 높인 셈이다.
장이머우 감독은 “BIFF에는 십수 년 전에 방문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BIFF는 매우 중요한 영화제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좋은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수한 작품을 가려내는 경쟁 부문인 만큼 이날 현장에서는 ‘좋은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심사위원단의 생각도 공유됐다. 대담하면서도 사람과 사람 간의 정서를 이어주는 작품에 주목하겠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최희서 배우는 “좋은 영화는 어떤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영화 ‘가능한 사랑’을 보며 그 점을 더욱 깊이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상영관을 나설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영화, 나 자신을 돌이켜보게 만드는 영화가 정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다양한 국가에서 출품된 경쟁 부문작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국가마다 문화적·사회적 맥락이 다른 만큼 이를 심사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시각이 제시됐다.
비간 감독은 “여러 국적의 감독과 배우, 프로듀서가 논의하며 각기 다른 시선으로 작품을 심사한다”며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BIFF가 다양한 인물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에는 전날 개막작 기자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영화 ‘암살자(들)’ 관련 질문이 제기됐다. 세계적인 거장들은 창작과 예술, 그리고 역사적 사실의 충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물은 것이다. BIFF 측이 답변을 차단했던 전날과 달리 심사위원들은 간략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장이머우 감독은 “역사적 진실과 창작 관계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창작은 어디까지나 창작이며, 진실이나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작품을 직접 보지는 못했으나 이야기는 들었다.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역사적 진실이라고 하는 것 자체도 과연 정말 진실인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강조했다.
작품에 대한 비판을 넘어 감독과 배우들을 향한 인신공격으로 이어지는 현안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정주리 감독은 “제 영화가 아닌데도 굉장히 위축된다”며 “한편으로는 영화로 표현한 것에 대해 이런 반응들이 돌아오면 '다음에 어떻게 작품을 만들어야 하지'라는 생각이 솔직히 든다”고 심경을 밝혔다.
올해 BIFF 경쟁 부문에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 이란,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총 13개 작품이 출품되어 경쟁을 펼친다. 대상 수상작은 오는 15일 폐막식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대상작에는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이 주어진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