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폭발’ 사과 대신 미사일 쏜 北,민주 “멈춰 선 대화 재개해야”
김정은 참관…핵무력 노선 재확인
사과 요구 사흘 만에 무력시위
민주 “10·4 정신으로 대화 재개해야”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 새벽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북한 동부지역에서 조선동해로 중거리 전략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4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오른쪽에 딸 주애, 맨 왼쪽 부인 리설주,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오른쪽 뒤)이 발사훈련에 동행했다.연합뉴스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정부의 사과 요구와 대화 제의를 연이어 거부한 북한이 중거리 극초음속미사일을 쏘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발사 훈련을 직접 참관하며 핵무력 고도화 노선을 다시 확인했다. 북한이 대화 거부 입장을 미사일로 못 박은 셈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10·4 남북정상선언 19주년을 맞아 멈춰 선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4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새벽 동부 지역에서 동해로 진행된 중거리 전략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 김 위원장의 딸 주애와 부인 리설주 여사도 현장을 지켜봤다.
이번 발사는 우리 군 당국이 서부전선 25사단 DMZ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매설된 북한군 지뢰로 장병 3명이 크게 다친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특히 올해 들어 주로 대남용 단거리 미사일을 쏘던 북한이 주일미군기지나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로 대미 위협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발사 12시간여 만에 직접 훈련 사실을 공개하면서 합동참모본부와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비행 수치를 인용해 한일 군 당국이 미사일 추적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통상 발사 이튿날 관영 매체로 성과를 알리거나 아예 공개하지 않았는데, 발사 당일 대남·대미 담화를 맡는 김 부장 명의로 입장을 낸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됐다. 사과 요구와 대화 제의에 답하는 대신 미사일 능력을 내세워 한국과 미국을 더는 상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행동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의 거듭된 거부에도 여권은 대화 복원에 방점을 찍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10·4 남북정상선언 19주년 서면브리핑에서 “지금 한반도는 그날의 약속에서 멀어졌다. 남북대화는 끊겼고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은 전보다 고도화됐다”며 멈춰 선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북한을 향해 “국경선 요새화와 지뢰 매설은 정전협정 위반이며 10·4 남북정상선언에도 어긋난다”며 “북한 당국은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한반도 내 긴장 완화와 남북 대화 복원을 위해 국회 차원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표도 페이스북에 “한반도 평화 당사자로서 남북의 진심 어린 노력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그는 지뢰 폭발 사고를 언급하며 “비극적 일이 벌어졌기에 10·4 선언은 그 중요성이 더해졌다”며 “10·4 선언의 8개 조항은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