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앤피플] 커진 ‘아기 울음소리’… 분유·영유아용품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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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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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출생아 증가율 9년 만에 최고 수준
유업계 상반기 분유 매출 실적 상승 견인
백화점업계 키즈존 등 전문존 대폭 강화
유아용품계 자체 판매 채널 늘려 판촉전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저출생 여파로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국내 분유·영유아용품 시장이 반등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출생아 수가 수년 만에 눈에 띄는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저성장에 시달리던 업계에 오랜만에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모양새다.

30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출생아 수는 2만 427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1.1% 증가한 수치로, 7월 기준으로 보면 2019년(2만 5222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가율로는 7월 기준 2007년(12.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누적 출생아 수 역시 17만 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늘어났다. 출생아 수 반등세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연간 합계출산율이 7년 만에 0.9명 선을 회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커지면서 육아 필수품인 기저귀와 분유 판매량도 상승세다. 올해 2분기 이마트의 기저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분유 매출도 작년 2분기 대비 13.2%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역시 전체 육아용품 매출이 16.5% 신장했다.

특히 저출생의 직격탄을 맞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유업계의 실적 개선도 눈에 띈다. 매일유업의 올해 상반기 분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5% 급증했다. 남양유업도 같은 기간 11%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일동후디스의 경우 올해 상반기 산양분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뛰어오르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이처럼 수요 회복세에 유업계는 수년간 멈췄던 신제품 라인업 확장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신생아 시기별로 세분화하는 등 기존 제품과 차별화 중이다. 내수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기능성 제품 중심의 프리미엄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게 삼정KPMG의 분석이다.

실제로 남양유업은 지난 7월 신생아의 생후 첫 100일에 맞춰 성분을 세분화한 전용 분유 3종(유기농산양 첫 100일·아이엠마더 첫 100일·임페리얼XO 첫 100일)을 시장에 선보였다. 남양유업이 분유 신제품을 출시한 것은 무려 9년 만이다.

이 가운데 유기농산양 첫 100일은 EU 유기농 인증 산양 원료와 시설, 제조 공정까지 국내 기준으로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A2 산양유 단백질과 지방을 사용했으며 단백질과 미네랄도 신생아의 영양 요구에 맞춰 설계했다.

매일유업도 지난해 9월 신제품인 앱솔루트 산양100을 7년 만에 출시하고 프리미엄 분유 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앱솔루트 산양100은 생후 0일부터 100일까지의 수유에 초점을 맞춘 분유로 소화 흡수와 수유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됐다. 산양유에 함유된 A2-베타카제인으로 단백질의 소화 흡수를 돕고 쌀 전분을 배합해 포만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영유아 시장도 온기를 되찾으면서 백화점업계도 가장 분주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백화점의 유아동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유아동 부문 매출과 현대백화점의 유아 부문 매출 역시 각각 21.9%, 25.3% 증가하는 등 주요 백화점 3사 모두 유아동 매출에서 20%가 넘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 8월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국제 임신 출산·유아교육박람회에서 방문객들이 육아용품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국제 임신 출산·유아교육박람회에서 방문객들이 육아용품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아동·생활관을 키즈 스포츠 메가샵과 프리미엄 발육용품 전문존으로 단장한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신세계백화점 제공 아동·생활관을 키즈 스포츠 메가샵과 프리미엄 발육용품 전문존으로 단장한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신세계백화점 제공
스토케 코리아의 팝업 매장. 스토케 코리아 제공 스토케 코리아의 팝업 매장. 스토케 코리아 제공

이에 맞춰 백화점업계는 단순한 매장 배치를 넘어 키즈존 공간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감행하며 젊은 부모 고객 사로잡기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의정부점 8층 1487.6㎡(450평) 규모의 키즈관을 전면 개편했다. 뉴발란스 키즈 메가샵과 나이키 키즈 등 인기 스포츠 브랜드를 새롭게 입점시키는 한편 프리미엄 육아용품 전문존을 대폭 강화한 것이 리뉴얼의 핵심이다. 프리미엄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가 경기북부 상권 최초로 단독매장을 열었고 에뜨와, 부가부도 들어섰다.

신세계백화점은 2022년 대구점을 시작으로 대형 키즈 메가샵을 전국 주요 점포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메가샵은 넓은 매장 면적을 바탕으로 상품과 체험 요소를 강화한 매장이다. 상품 구색을 확대하면 고객 수와 매출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7월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뉴발란스키즈 메가샵은 두 달 만에 누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고 고객 수도 30% 이상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캐릭터 지식재산권(IP)와 키즈관을 결합했다. 자체 키즈 캐릭터 IP 킨더유니버스를 활용해 키즈관 공간을 만들고 관련 상품까지 만드는 게 핵심이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2025년 인천점에 경기 서부권 백화점 최대 규모 키즈관 킨더유니버스를 오픈한 바 있다. 인기 유아동 30개 브랜드를 3305.8㎡(1000평) 공간에 집약시킨 프리미엄 키즈관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6월 더현대 서울에 영유아 애착인형으로 유명한 영국 인형 브랜드 ‘젤리캣’의 국내 첫 공식 매장을 열기도 했다.

유아용품 브랜드도 백화점 등 기존 유통 채널에 의존하던 방식을 버리고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자체 판매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스토케 코리아가 대표적이다. 스토케 코리아는 지난달 서울 성동구에 팝업 매장을 열고 유모차 신제품 요요5와 아메리칸 월넛 소재를 적용한 트립트랩 시그니처 월넛 리미티드 에디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스토케 코리아는 소비자 직접 판매(DTC) 전략을 강화해 자사몰 매출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기존 백화점 중심의 판매 구조를 온라인, 체험형 공간 등으로 넓혀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통해 2029년까지 30%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출생아 수가 반등하긴 했지만 저출생 기조가 깨진 것이 아닌 만큼 환호하기엔 이르다는 보수적인 평가도 나오는 동시에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텐포켓’ 소비 트렌드는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유와 유아용품의 매출 성장은 그간 침체됐던 시장의 기저효과와 텐포켓 트렌드가 견인하고 있는 것”이라며 “프리미엄 제품, 체험형 접점 등 질적 성장 전략이 기업에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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