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출발, 국내 최대 ‘글로벌 해양학술대회’로 성장 [제20회 세계해양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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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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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역사 되돌아 보니

참가자 7만여 명·연사 1100여 명부산 선언 시작, 국제·전문화 성과
디지털·청년·환경 등 의제 확대
해양산업 복합위기 대응에도 초점

‘해양, 잇다’를 주제로 사흘간 열리는 국내 최대 국제 해양 학술행사인 ‘제20회 세계해양포럼(WOF)’ 개막식이 3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원준 기자 lwj@ ‘해양, 잇다’를 주제로 사흘간 열리는 국내 최대 국제 해양 학술행사인 ‘제20회 세계해양포럼(WOF)’ 개막식이 3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원준 기자 lwj@

“해양 분야 다보스포럼을 만들어 봅시다!”

2007년 1월 24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재단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해양부국 신년인사회’에서 김종열 당시 (사)해양산업발전협의회 대표이사장은 이렇게 외쳤다. 이 제안에 현장에 함께했던 당시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과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 10여 명의 국회의원, 그리고 정·관·재·학계 인사 300여 명이 응했고, 두 달 뒤 세계해양포럼 준비위원회가 발족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등록자 830명과 함께 세계해양포럼(WOF)은 첫발을 뗐다.

지난 19년간 포럼을 거쳐 간 누적 참가자는 7만 5822명, 연사는 53개국 1169명에 이른다. 해양을 주제로 한 국내 최초의 글로벌 포럼으로 출발한 WOF는 성년이 된 올해까지 부산의 해양 담론을 세계와 이어오며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해양학술대회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부산 선언’으로 시작 ‘여수 선언’ 연계도

창설기인 2007년 포럼은 ‘부산 선언’을 채택하며 출발했다. 당시 기준 세계 5위의 컨테이너 항만도시인 부산에서 매년 국제 해양산업 발전 및 해양문화 확산을 주제로 한 세계적인 ‘해양포럼’을 연례적으로 개최해 해양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는 한편 범해양인의 친목 도모와 지식 창출 능력을 배양하자는 목표를 내세웠다.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개최가 확정된 2010년 전후에는 세계박람회와 맞물려 ‘여수 선언’ 국내검토위원회를 열고 국제심포지엄 역할을 했다. 이 시기 참가 규모는 44개국 2669명으로 커졌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해양수산부 부활을 계기로 포럼이 비즈니스 중심의 국제화·전문화 단계에 들어섰다. 또 포럼 초기 개최 목적으로 설정된 ‘해양분야 다보스 포럼 육성’과 ‘해양을 통한 지구촌 미래 개척’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되, 2015년 이후에는 해당 연도의 대주제를 추가로 설정해 개최 목적에 방점을 뒀다. 대주제 아래 관련된 여러 주제를 세션으로 엮어, 포럼의 진행 방식도 확장시켰다. 아울러 2015년 열린 북극 비전 컨퍼런스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북극항로 논의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디지털·청년·환경으로 의제 확장

2016~2018년에는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올랐고, 스타트업 대회가 신설되며 청년 참여의 토대가 놓였다. 2017년에는 개막식 기조 연설자로 해양 환경 보호단체인 ‘팔리 포 더 오션즈(Parley for the Oceans)’ 창립자가 나서 눈길을 끌었다. 해양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한 이 단체는 글로벌 스포츠용품 브랜드 아디다스와 미디어 특별 세션에서 협업해 해양 오염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적극적으로 알려 환경 의제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2019년에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분야 탈탄소 목표가 포럼 의제로 올랐고 세계자연기금(WWF)이 참여했다. 포럼 참가자들이 환경 정화 활동 ‘오션 클린업 캠페인’에 참여하며 직접 수거한 쓰레기로 해운대 백사장에 ‘플라스틱 그만(NO PLASTIC)’이라는 글자를 써, 해양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쓴 2020년에는 포럼 진행 방식을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오히려 온라인 참여자를 포함해 31개국 1만 1819명이 모여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대중문화와 결합한 환경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2020년과 2022년에는 탈탄소·디지털 흐름과 함께 해양 관련 글로벌 지수 발표기관들이 참여하는 특별세션이 열려 해양지수 논의의 장으로도 기능했다.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를 발표하는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 컨설팅 그룹 지옌(Z/Yen)과 도시 ‘매력도’로 통칭되는 세계파워도시지수(GPCI)를 발표하는 일본의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가 2022년 포럼에 참여했다.

■복합위기 대응과 성과의 자산화

2022년부터 2025년까지는 대주제 아래 트랙제를 도입하며 포럼은 복합위기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 2022년 기조세션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EXPO)’ 유치를 주제로 다뤘고, 2023년에는 탈탄소를 주도할 친환경 연료의 대안으로 부상한 SMR(소형모듈원자로) 선박 세션이 처음 등장했으며, 고교생들 참여로 청년 프로그램이 확대됐다.

2024년에는 AI(인공지능) 시대 속 해양산업의 변화와 대응 전략 모색에 머리를 맞댔다. AI와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을 해양산업에 적극 수용해 국제 해양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시도로, 부산항 신항 완전자동화부두 개장도 포럼에서 의제로 다뤄졌다.

논의의 결과물을 지식 자산으로 남기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2023년 글로벌해양도시지수(GOCI) 연구를 시작으로 2024년 글로벌해양허브지수(GOHI) 보고서, 2025년 부산 해양허브 경쟁력 보고서가 나왔다.

■탈탄소와 청년, 가장 두터운 계보

WOF 기획위원회가 지난해 내놓은 19년사 분석에 따르면, 포럼의 흐름은 탈탄소, 환경, 청년, 국제 네트워크, 부산 해양도시, 팬데믹 대응, 거버넌스 등 일곱 갈래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탈탄소(2019~2025년)와 청년(2016~2023년) 계보가 가장 두터운 실증 근거를 쌓았다고 분석했다. 올해 포럼의 대주제인 ‘해양, 잇다(Ocean, Connect)’ 또한 공간·산업·미래를 잇는 3대 축으로 구성돼, 그동안 WOF가 축적해온 데이터와 궤를 같이했다.

WOF 박성진 기획위원장은 “20년 전 830명으로 시작한 포럼이 스무 번째 항해를 막 시작했다”면서 “지난 19년의 기록은 하나의 행사를 넘어 부산이 세계 해양 의제를 모으는 거점으로 성장해 온 과정”이라고 밝혔다.

포럼을 운영해 온 (사)한국해양산업협회 측은 “20년 가까이 부산의 해양수도 가능성을 일관되게 주창해 온 것이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이재명 정부의 해양강국 국정과제 추진의 밑바탕이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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