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양도시의 혁신] 코펜하겐 항만지구 반경 500m 내에 해운선사·해양기업 모여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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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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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강국 덴마크 근원적 힘은 오랜 역사 만든 협력 생태계
글로벌 해운사·항만 공공기업·해양기업·선주협회 등 집적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동부 셸란섬 동쪽 끝에 위치해 있다. 물동량 중심의 거대 항만 도시는 아니지만, 세계 최대 해운 기업인 머스크(Maersk) 본사를 둔 해운 지식·비즈니스의 핵심 거점이다. 노르웨이선급(DNV)과 노르웨이 연구기관 메논 이코노믹스(Menon Economics)가 전 세계 주요 해양 도시들을 평가해 2년마다 발표하는 가장 권위 있는 지표인 ‘글로벌 주요 해양도시(Leading Maritime Cities)’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코펜하겐의 종합순위는 9위, 부산은 10위였다.

코펜하겐 역시 항만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해양 클러스터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핵심지역은 코펜하겐의 항만지구 노르드 톨보드(Nordre Toldbod)와 역사지구인 프레데릭스타덴(Frederiksstaden) 일대다. 선복량 기준 글로벌 2위 해운사인 머스크 본사를 비롯해, 덴마크 선주협회(Danish Shipping), 코펜하겐의 대규모 도시 개발과 항만 운영을 총괄하는 덴마크의 공공 전담 기업 바이 앤 하운(By & Havn) 등이 반경 500m 이내에 모여 있다.

인근에 아말리엔보르성, 프레데릭 교회, 카스텔레 요새 등이 둘러싸고 있는 이곳은 코펜하겐의 유서 깊은 왕실 역사와 글로벌 해운 비즈니스의 심장이 공존하는 상징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다.


프레데릭스타덴(Frederiksstaden) 내 100년이 넘은 건물에 입주한 덴마크 선주협회(Dannish Shipping) 입구. 김경희 기자 프레데릭스타덴(Frederiksstaden) 내 100년이 넘은 건물에 입주한 덴마크 선주협회(Dannish Shipping) 입구. 김경희 기자
덴마크 선주협회(Dannish Shippin) 니나 포스트(Nina Porst) 상임이사. 김경희 기자 덴마크 선주협회(Dannish Shippin) 니나 포스트(Nina Porst) 상임이사. 김경희 기자

지난달 1일 프레데릭스타덴 내 아말리에가데 33번지에 위치한 덴마크 선주협회를 방문했다. 지은 지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협회는 1884년 설립돼 현재 90곳이 넘는 선사와 오프쇼어 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절반은 덴마크 선적 선박을 보유하고, 나머지 절반은 덴마크에서 영업하는 준회원이다. 예인선과 여객선부터 대형 컨테이너선, 탱커까지 업종과 규모도 다양하다.

니나 포스트(Nina Porst) 상임이사는 스스로를 “기본적으로 로비스트”라고 소개했다. 세금, 환경, 교육·훈련 등 업계 현안을 두고 정부와 정치권, 유럽연합(EU), 국제해사기구(IMO)를 상대로 협상하며, 최근에는 기후 의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했다.

덴마크는 작은 나라지만 해운 강국이다. 운항 선복량 기준 세계 9위(6100만 톤)이고, 2025년 해운 수출액은 3480억 덴마크 크로네(약 518억 달러, 한화로 약 69조 원)로 전체 덴마크 수출액의 16%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 산업이다. 협회는 올해 초 2026~2030 전략 차팅 더 코스(Charting the Course)’를 내놓고, 덴마크와 덴마크 국기를 선사들의 거점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힘의 바탕에는 촘촘한 클러스터가 있다. 협회 건물은 1923년 완공돼 100년이 넘었는데, 이곳과 이어진 바로 뒤편 별관은 다른 해양 기업에만 임대한다. 글로벌 해사포럼 본부와 덴마크 해양 클러스터 네트워크 조직 MDC, 협회 회원사들이 이곳에 입주해 있다. 도보 5분 거리의 에스플라나덴에는 글로벌 2위 해운기업 머스크본사가 있다.

포스트 상임이사는 “대부분 도보 15~20분 이내에 모여 있고,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해양 업계가 모이게 됐다”면서 “본사가 여기에 있지 않아도 지사 등 사무실이 있고, 협회 산하 위원회 등을 통해서도 자주 만나 의사소통하며 지식을 공유하고 협력한다”고 말했다. 덴마크 해양 클러스터 연구에서도 지리적 근접성은 지식 교환의 주요 강점으로 꼽힌다. 같은 건물에 있는 글로벌 해사포럼은 세계경제포럼과 함께 2050년 해운 탈탄소를 목표로 하는 연합을 운영한다. 덴마크 업계는 글로벌 논의의 한가운데와 지붕을 맞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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