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아버지' 故최불암, 눈물 속 마지막 배웅…염수정 추기경 집전 장례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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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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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서 고별식 "부디 편히 쉬시라"…파주 동화경모공원서 영면

염수정 추기경(오른쪽)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고(故) 최불암 장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염수정 추기경(오른쪽)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고(故) 최불암 장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염수정 추기경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고(故) 최불암 장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염수정 추기경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고(故) 최불암 장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대표적 아버지상을 그려내 '국민 아버지'로 사랑받은 배우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한 고인의 장례 미사는 유족과 동료 배우들, 성당 신자들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눈물 속에 진행됐다. 염 추기경은 "최불암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푸근한 미소를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며 "고인은 우리가 어렵게 살던 시절 위로와 희망을 준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 전원일기'의 김민재 회장, '한국인의 밥상'으로 정성이 듬뿍 담긴 우리의 밥상을 알려주시던 국민 아버지, 국민 배우였다"고 고인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이어 "우리가 기억하는 최불암 프란치스코 형제는 일생을 오직 연기자로서 한 길을 걸으며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며 벗이 되어주셨다"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연기에만 오롯이 바쳐 우리 국민의 희로애락을 함께하셨다"고 추모했다.


고인은 2018년 10월 염 추기경 주례로 천주교 세례를 받았고, 지난달 29일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도 염 추기경에게 병자성사(病者聖事)를 받은 인연이 있다. 염 추기경은 2018년 세례식 후 함께 식사하며 고인이 자신에게 건넨 말도 공개했다. 고인은 생전 국민의 사랑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며 구도자처럼 수행하듯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강조했다고 한다. 염 추기경에 따르면 최불암은 "연기자가 구도자는 아니지만 그런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엔 알 수 없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사람은 구도자의 길을 가야 한다고 깨달으면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래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더 신경 쓰고자 한다"는 말을 남겼다.


고인이 45년간 후원하며 인연을 이어온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황영기 회장은 고별사로 "'어린이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말씀하시던 따뜻한 목소리, 인자한 미소를 이제 더는 마주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고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남기신 뜻을 이어, 저희도 언제나 어린이 곁을 지키며 살겠다"고 말했다. 미사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 배우 김혜수, 송일국, 신현준, 정준호, 강석우와 방송인 김경란, 그룹 신화의 앤디 등이 참석해 고인과의 작별을 깊이 슬퍼했다. 고인을 '이모부'라고 부르며 각별한 친분을 쌓아 온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조가로 '아베 마리아'(Ave Maria)를 노래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위로했다. 장례 미사에 앞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고인의 발인식이 비공개로 엄수됐다.


배우 고 최불암의 발인이 엄수된 2일 운구 행렬이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서울 무교동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를 찾았다. 추모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고 최불암의 발인이 엄수된 2일 운구 행렬이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서울 무교동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를 찾았다. 추모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고 최불암의 발인이 엄수된 2일 운구 행렬이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서울 무교동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를 들러 임직원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고 최불암의 발인이 엄수된 2일 운구 행렬이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서울 무교동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를 들러 임직원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장례 미사를 마친 운구 행렬은 서울 중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로 향해 마지막 고별식을 가졌다. 손자가 든 고인의 영정을 앞세우고 운구가 진행되자 아내 김민자는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인 송일국이 운구를 맡았고 정준호, 신현준, 안현모, 김경란이 눈물로 고인의 운구 행렬을 따랐다. 재단 임직원 대표는 추도사에서 "'어린 나무가 거센 바람을 견딜 수 있는 것은 큰 나무들이 버텨주기 때문이며 우리도 어린이들에게 든든한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며 "그 어린 나무를 지켜주던 큰 나무는 바로 (최불암) 후원회장님 자신이셨다. 아이들은 저희에게 맡겨주시고 부디 편히 쉬시라"고 작별을 고했다. 고인의 영정과 운구 차량은 임직원들의 배웅을 뒤로하고 장지인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으로 향했다.


앞서 고인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졌고, 재활에 힘써왔으나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지난달 29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정부는 한국 TV 드라마의 성장기를 이끈 고인의 공로를 치하하며 별세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문화예술계와 정·재계 등 각계 인사들이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22년간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혜자를 비롯해 유인촌 전 장관, 고두심, 임호, 엄유신, 김지영·남성진 부부, 이계인 등 고인의 대표작인 '전원일기' 가족들이 빈소를 지켰다. 또 윤여정, 나문희, 박근형, 오지명, 강부자, 이덕화를 비롯해 '그대 그리고 나'의 박상원·차인표·송승헌, '수사반장 1958'의 이제훈 등 동료 배우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정·재계와 관계 기관 인사들의 조문도 잇따랐다. 고인과 선거에서 맞붙었던 인연을 되새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금관문화훈장을 전달한 최휘영 장관, 김부겸·이낙연 전 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권영세·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이 빈소를 찾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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