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산공단 대형 화재… 놀란 근무자 수천 명 대피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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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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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화학공장서 톨루엔 옮겨담다 화재
위험물 16만 8000L 담은 탱크 7기 불 타
회사 직원 물론 인근 노동자들까지 대피
톨루엔 소분 때 안전수칙 위반 여부 쟁점

14일 오전 울산 울주군 온산읍 부승화학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저장탱크 사이로 번진 불길을 잡기 위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공장 바닥이 소방대가 뿌린 거품 소화약제로 하얗게 덮여 있다. 독자 제공 14일 오전 울산 울주군 온산읍 부승화학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저장탱크 사이로 번진 불길을 잡기 위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공장 바닥이 소방대가 뿌린 거품 소화약제로 하얗게 덮여 있다. 독자 제공

울산 온산공단의 한 화학공장에서 폭발음을 동반한 대형 화재가 발생해 4시간여 만에 꺼졌다. 불은 톨루엔을 덜어내는 소분 작업 도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정전기 방지 등 안전관리 실태가 향후 원인 조사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14일 오전 9시 41분 울주군 온산읍 학남리 부승화학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불이 났을 당시 공장 사무실과 현장에 있던 직원 12명은 모두 대피해 다친 사람은 없었다. 부승화학은 고순도 유기용제와 무기화학 제품을 저장·공급하는 업체다.

이 업체는 이날 출하를 앞두고 저장탱크의 톨루엔을 배관으로 뽑아 200L짜리 드럼통에 나눠 담고 있었다. 작업 중 난 불은 야적장에 쌓여 있던 톨루엔 드럼통을 거쳐 옥외탱크저장소로 번졌다. 저장소에는 톨루엔, 시너, 아세톤, 메탄올 등 제4류 위험물 16만 8000L가량을 담은 탱크 7기가 있었는데, 모두 불이 옮겨붙었다. 이 중 가장 큰 탱크는 4만 8000L 규모였다.

화재 당시 폭발음은 몇 분 간격으로 5~6차례 이어졌으며, 소방당국에 접수된 화재 신고만 38건에 달했다. 인근 사업장 사무실에서 화재를 지켜본 한 근로자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1분쯤 뒤 건물이 흔들릴 만큼 묵직한 ‘펑’ 소리가 울렸다”며 “온산공단 하늘이 온통 시커멓게 보였다”고 말했다.

폭발음이 이어지자 공장 바로 옆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는 작업중지 지시가 내려져 근로자 수천 명이 대피했다. 이곳 근로자는 “폭발음이 계속 들리니 모두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울주군은 안전 안내 문자로 차량 우회와 주민 안전 유의를 당부했고, 울산시는 소방 용수 공급을 위해 인근 도로를 통제했다.

신고 6분 만에 선착대가 도착한 소방당국은 오전 10시 4분 대응 1단계를, 10시 17분 국가소방동원령을 잇따라 발령하고 인력 200여 명과 헬기 3대 등을 투입했다. 위험물 화재여서 물에 포 소화약제를 섞어 진화에 나섰다. 분당 4만 5000L를 쏘는 대용량 방사포도 동원했지만, 인근에 수원이 없어 바닷가에서 호스를 끌어오는 사이 오후 1시 34분 초진이 이뤄지면서 철수했다. 불은 오후 1시 50분 완전히 꺼졌다. 현장에는 환경당국의 화학사고 측정분석 차량도 배치됐다.

화재 원인을 두고는 톨루엔 소분 작업 과정에서 안전수칙 준수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다.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톨루엔은 배관을 흐르거나 드럼통으로 떨어질 때 정전기가 발생하기 쉽고, 인화점이 상온보다 낮아 미세한 불꽃에도 쉽게 발화한다. 이날 대기도 건조했다. 위험물을 옮겨 담는 작업이 정전기 사고에 취약한 대표 공정으로 꼽히는 이유다.

관련 법령은 이런 작업에 접지 등 정전기 제거 설비와 작업자 보호구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인화성 위험물 드럼통을 탱크저장소 가까이 쌓아 둔 것이 피해를 키웠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현장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계획이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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