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리밸런싱·교부금 개편 두고 충돌…국힘 국정조사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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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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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회의록 공개 못하면 국정조사” 압박
교부금 개편에 지방교육 재정 우려
언론재단 “지역언론 소멸…행정비용 늘어”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감사 2주 차를 맞은 여야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유예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등을 놓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전 이뤄진 리밸런싱 유예를 ‘증시 부양용 동원’으로 규정하며 국정조사까지 언급하고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법에 따른 시장 안정 조치라며 맞섰다. 교육청 국감에서는 교부금 개편에 따른 지방교육 재정 축소 우려가 쟁점이 됐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감에서는 리밸런싱 유예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간사인 백종헌 의원은 “국민연금은 증시 부양의 도구가 아니라 국민의 노후자금”이라며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다. 백 의원은 “증인에 이어 회의록 공개마저 가로막힌다면 국회에 남은 수단은 국정조사다. 국민의힘은 이를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이달희 의원도 “리밸런싱 유예라는 헛발질로 외국인에게 국내 주식을 비싸게 팔고 나갈 기회를 줬고, 피해는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을 믿은 ‘개미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법에 따른 조치라고 맞섰다. 여당 간사인 서영석 의원은 “2013년 국회가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회의록 전문 공개 원칙을 세우면서도 시장 안정에 걸린 사안에 대해서는 4년이라는 (공개) 예외 규정을 뒀다”며 “지금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요구는 국회가 누워서 침 뱉는 꼴이나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유예 결정에 외압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결정은 기금운용위원회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1월과 5월 기금운용위 의결 사항은 다 공개됐고, 약간의 이견이 있었지만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결정했기 때문에 내용이 공개된다고 해서 논란될 것은 없다”고 밝혔다.

교육위원회의 서울·경기·인천교육청 국감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 쟁점이 됐다. 정부는 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 등을 반영하는 새 산식을 도입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은 “2027년을 기준으로 개편 전후를 비교하면 서울 2.7조 원, 경기도 7.4조 원, 인천이 1.6조 원 정도가 빠진다”며 “받을 수 있는 예산은 미래대응기금에 다 뺏기고 지방 교육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아직 생기지도 않은 예산을 대비해 예산이 삭감됐다고 하는 논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이날 교육위에서는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민주당 김민석 대표의 자녀가 다닌 학교와 관련한 자료 요구도 이어졌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언론진흥재단 국감에서는 정부광고 효과 평가 방식이 지역신문 고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은 김효재 언론진흥재단 이사장에게 “데이터 제공이 쉬운 유튜브, 인스타그램, 포털 등에 광고가 집중되고, 데이터 제공이 어려운 지역 종이신문은 정부광고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윤 의원이 지역신문 약화에 따른 공백을 정책에 반영하고 있느냐고 묻자, 김 이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지역언론이 소멸해 가고 있고, 지역언론 소멸과 행정 비용 증가가 관계가 있다는 게 입증된 바 있다”고 답했다. 지역언론의 감시 기능이 약해지면 그만큼 행정의 비용과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윤 의원은 “지역신문은 지역행정을 감시하고 주민 목소리를 전달하는 기반”이라며 지역신문에 맞는 대체 효과 측정 기준 마련과 지자체의 지역 맞춤형 매체 선택 보장, 지역언론 의견 수렴을 요구했다. 김 이사장은 “알겠다”며 관련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같은 날 문체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의 양적 성장에 가려진 내실 부족도 지적됐다.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한 외래객은 2023년 1103만 명에서 지난해 1894만 명으로 71.7% 늘었지만, 평균 체류일수는 7.8일에서 6.5일로 줄었다. 크루즈 관광객은 최근 3년간 4.5배 증가한 90만 5000명에 달했지만, 1인당 지출액은 10년 전보다 81% 감소했고 부산 기항객의 평균 체류시간은 6.7시간에 그쳤다. 정 의원은 “외래 관광객이 3000만 명을 돌파하더라도 이들이 한국에 얼마나 머물며 돈을 쓰는지 냉철하게 짚지 못하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 국감에서는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우려가 나왔다.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은 “농지은행의 임대수탁이 농지 투기와 소유 규제 회피를 위한 통로로 악용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고, 민주당 주철현 의원은 “농지 전수조사로 임차농들의 영농 기반이 끊겼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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