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시장, 다시 장날] 곰장어·선짓국에 고등어까지… 서민들의 밥상 지키는 충무동해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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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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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개설, 86개 점포 규모 전통시장
선원들 부식 공급하던 항구 상권서 출발
반건조 생선·곰장어·선지국밥 등 먹거리
46년째 이어온 상인 단합대회도 자랑


부산 서구 충무동 해안시장 .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서구 충무동 해안시장 .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서구 충무동 해안시장 .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서구 충무동 해안시장 .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서구 충무동 해안시장 .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서구 충무동 해안시장 .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충무동해안시장에는 바다의 맛이 가득하다. 좌판마다 고등어와 갈치, 가오리 등 갖가지 생선이 펼쳐지고, 골목 안쪽에서는 숯불에 구운 곰장어 냄새가 풍겨나온다. 뜨끈한 선지국 한 그릇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손님들도 눈에 띈다.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자갈치시장 바로 옆이지만, 시장을 지탱하는 힘은 오랜 단골과 장바구니를 든 동네 주민들이다.

13일 방문한 부산 서구 충무동해안시장은 1976년 공식 개설된 전통시장이다. 자갈치시장과 맞닿아 있고 충무동새벽시장과도 이어진다. 정식 건물에 들어선 점포는 86개, 시장 주변 노점도 80개가량이다. 부산 원도심의 대표적인 수산물 상권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지만, 관광객을 겨냥한 상품보다는 서민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생선과 먹거리가 중심이다.

시장의 뿌리는 항구에 있다. 과거 충무동 일대에는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는 선원들에게 식료품과 생필품을 공급하는 상점들이 모여 있었다. 선원들이 배에서 먹을 고기와 식재료를 사며 식육점이 발달했고, 작업복과 어망 수선 용품 등을 취급하는 선구점도 성업했다. 지금은 선구점이 한 곳 정도 남았지만, 시장 곳곳에는 항구 상권의 흔적이 남아 있다.

시장 좌판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고등어다. 부산공동어시장과 가까운데다 인근에 얼음 공장과 운반선이 있어 어획물을 빠르고 신선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 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상인들이 생선을 받아 손질하느라 분주해지고, 시장 좌판에는 싱싱한 고등어가 가득 펼쳐진다.

18년째 반건조 생선을 판매하는 아라수산 우창근(60) 씨는 돔과 민어, 가오리, 갈치, 납세미 등 국내에서 잡히는 생선을 주로 취급하며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직접 물건을 구입한다. 우 씨는 “좋은 생선을 골라 깨끗하게 손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2008년 장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좋은 물건을 내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선 좌판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면 충무동해안시장의 또 다른 명물인 선짓국과 곰장어를 만날 수 있다. 선짓국은 바쁜 장사 중에도 저렴하고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해야 했던 시장 상인과 서민들의 음식이었다. 곰장어 역시 과거 바닷가 물양장에서 좌판을 펴고 장사하던 상인들이 단속 등을 피해 점포로 옮겨오면서 골목을 형성했다.

경북집 이옥자(65) 씨는 시어머니에게 가게를 물려받아 20년째 선짓국을 끓이고 있다. 한 그릇 가격은 7000원이다. 이 씨는 “재료를 아끼지 않는 것이 우리 집 장사의 비결”이라며 “손님의 80% 정도가 단골이고, 대를 이어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숯불에 구워내는 곰장어도 빼놓을 수 없다. 동성장어는 1991년부터 장사를 이어온 가게로, 최민규(49) 씨가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최 씨는 “저녁이면 곰장어에 소주 한잔을 곁들이려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손님의 70% 정도는 단골이지만 요즘은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고 찾아오는 새로운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결속력도 여느 시장에 뒤지지 않는다. 충무동해안시장은 46년째 상인 단합대회를 이어오고 있다. 충무동해안시장 김남철 상인회장은 “우리 시장 상인들은 모두 자매처럼 지낸다”며 “상인들이 서로 믿고 도와주니 빈 점포도 거의 없고, 분위기에 반해 새로 들어오려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오는 28일 동행 축제를 열어 다시 한번 손님맞이에 나선다. 과거 시장에서 5차례 열렸던 ‘해안시장 가요제’의 추억을 되살려 상인 10명과 고객 10명이 참여하는 노래자랑을 마련했다. 시장의 오래된 단골뿐 아니라 새로운 손님들과도 어울릴 수 있는 자리로 만들 예정이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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