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점국립대병원 수술 급감, 지역 필수의료 누가 지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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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수술 24.5% 감소 부산대 37.6% 최대
전공의 정원 68% 그쳐 인력 부족도 여전해

8월 1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국립대병원 노동조합 공동투쟁 연대체 주최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국립대병원 육성 촉구 국립대병원연대체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8월 1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국립대병원 노동조합 공동투쟁 연대체 주최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국립대병원 육성 촉구 국립대병원연대체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소위 ‘빅5’로 불리는 수도권 병원을 찾아 연간 100만 명이 새벽 KTX에 몸을 싣는다. 그로 인해 연간 4조 6000억 원이 넘는 사회적 비용이 지방민에게 전가되고 있다. 의료 인력과 시설, 서비스 수준에서도 ‘서울공화국’의 폐해는 여전하다. 정부가 거점국립대병원을 지역 필수의료의 중추로 육성하겠다고 나선 것은 뒤늦었지만 옳은 방향이다. 부산대병원의 지역 완결형 메디컬센터 추진도 원정 치료의 병폐를 해소하는 전기가 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국립대병원 전문의 수는 ‘빅5’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수술 건수는 줄고 빈 병상은 늘고 있다. 지방 의료는 의정 갈등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립대병원의 위기는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를 제외한 국립대병원 9곳의 평균 병상 가동률은 2023년 73.6%에서 2024년 56.4%로 급락했고 지난해에도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경상국립대병원은 75.4%에서 52.9%로 떨어졌다. 수술 감소는 더 심각하다.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국립대병원 10곳의 수술은 2023년 19만 3213건에서 지난해 14만 5810건으로 24.5% 줄었다. 특히 부산대병원은 지난해 1만 3991건으로 2023년보다 37.6%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부산대병원은 지난해 말 전공의 복귀로 10월 기준 병상 가동률이 75%까지 회복했지만 전공의가 정원의 68%에 그쳐 인력 부족은 여전하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과 재정이다. 올해 6월 기준 지역 대학병원 9곳의 전문의는 1904명으로 ‘빅5’ 3985명의 47.8%에 그쳤다. 병상은 ‘빅5’의 87.1%에 이르지만 10병상당 전문의는 2.37명으로 ‘빅5’의 4.31명에 크게 못 미쳤다. 이래서는 24시간 중증·응급·필수의료 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또 경상국립대병원의 누적 금융 부채는 3392억 원에 달하고 연간 이자만 105억 원에 이른다. 부산대병원도 1235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시설 투자비를 일반 금융권 대출에 의존한 탓이다. 의료진 부족과 경영난이 신뢰 실추와 환자 이탈을 부르고, 이것이 다시 경영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만큼은 막아야 한다.

지역 의료의 붕괴는 ‘서울행’과 동전의 양면이다. 중증 환자가 원정 치료에 나서는 것은 개인의 선택처럼 보이지만, 수도권과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원인이라면 강요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거주지에 따라 건강 불평등이 발생하는 구조를 바로잡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정부가 국립대병원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고 지역 필수의료의 중추로 육성하겠다고 한 만큼 이제 선언을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 중증·응급·희소 질환까지 책임지는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가 구축되려면 전문의 확충과 필수진료과 지원, 전공의 지역 배정 확대뿐 아니라 재정 지원도 필요하다. 해답은 거점국립대병원의 혁신에 있다. 정부의 구체적인 로드맵과 속도감 있는 집행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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