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딜러협회장 “가성비 넘어 주류 브랜드로…신형 투싼 기대”
달라진 미국 내 인식
딜러 네트워크 고도화
하이브리드 판매 급증
투싼·싼타페 EREV 투입
미국 위스콘신주에 있는 로젠 현대 그린필드(Rosen Hyundai Greenfield) 딜러점 전경.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가성비 브랜드'라는 과거 이미지를 벗고 주류 브랜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제품 경쟁력이 높아진 데다 딜러 네트워크 개편이 맞물리면서 현지 소비자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에 이어 내년 상반기 첫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인 싼타페를 투입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아우르는 파워트레인 다변화로 이 흐름을 이어갈 방침이다.
현대차 제프 로젠 미국 딜러협회장은 4일(현지시간)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디자인과 기술, 전동화 분야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며 "이제는 이러한 제품 경쟁력을 더 강력한 브랜드 인식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로젠 회장은 위스콘신주 밀워키 지역에서 로젠 오토모티브 그룹을 이끌고 있다. 30년 이상 자동차 유통·판매 현장에서 일한 그는 현재 현대차 미국 딜러협회 의장으로서 현지 딜러들을 대표하고 있다.
그는 현대차의 목표를 "단순한 '가성비 브랜드'를 넘어 제품 경쟁력과 고객 경험, 장기적인 신뢰를 통해 가치를 인정받는 현대적이고 선도적인 주류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최근 5년간 미국에서 세 번째로 빠르게 성장한 대중 브랜드로, 같은 기간 딜러 파트너당 판매량은 60% 늘었다.
딜러 네트워크도 달라졌다. 500개 이상의 딜러가 시설 개선을 마쳤고, 전체 딜러의 74%가 현대차 전용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판매 성장세는 하이브리드가 이끌고 있다. 올해 1~9월 현대차의 미국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합친 전동화 모델 비중은 33%에 달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II'는 연비를 4.3% 개선하면서 성능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스템은 향후 출시될 후륜구동 럭셔리 모델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6년 만에 선보인 5세대 완전변경 투싼에 '아트 오브 스틸' 디자인을 적용해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차체를 키워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성을 확보했고, 1.6 터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성능과 효율을 높였다. 현대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중 처음으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도 적용했다. 로젠 회장은 신형 투싼이 "모델 역사상 가장 과감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차량"이라며 "미국 컴팩트 SUV 시장에서 독창적인 모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제프 로젠 현대차 미국 딜러협회장. 현대자동차 제공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싼타페 EREV는 현대차의 첫 EREV 모델이다. 고성능 배터리와 모터를 적용해 순수 전기차와 비슷한 주행 성능을 구현하며, 600마일(약 96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한다. 로젠 회장은 "완전한 전동화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생산에 따른 이점도 있다. 로젠 회장은 "동급 순수 전기차보다 절반 이하 수준의 배터리 팩으로 긴 주행거리와 성능을 낼 수 있어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며 "미국에서 생산되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연방 전기차 세제 혜택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현대차 모델은 팰리세이드다. 로젠 회장은 "2026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베스트셀링 SUV 중 하나"라며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XRT 등 다양한 선택지로 폭넓은 고객 요구를 충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의 차량 구매 기준도 가격 중심에서 총소유비용과 안전성, 편의성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로젠 회장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소비자들은 차량 구입 가격뿐 아니라 유지보수비, 수리비, 연비, 예상 내구연수 등을 포함한 총소유비용을 따지고 있다"며 "신뢰성과 안전성, 커넥티비티, 편리한 구매 경험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전기차 세액공제 등 정책 변화에 대해서는 특정 파워트레인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로젠 회장은 "순수 전기차와 함께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고효율 내연기관 차량을 제공해 고객의 현실적인 필요와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현대차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