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따져야 할 국정 현안 산적한데 정쟁으로 시작한 국감
증인 채택부터 난타전, '정쟁 국감' 조짐
엄정한 견제·감시 통해 국정 바로잡아야
국민의힘 정무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1일 국회에서 2026 정기국회 국정감사에 레버리지 ETF 사태 등 의혹 중심에 있는 관련 증인 채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두 번째 국정감사의 막이 오른다. 여야는 이번에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지자체까지 800개 넘는 기관을 대상으로 견제와 감시에 나선다. 올해 국감은 지난해와 달리 이재명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진 1년을 점검하는 자리다. 국회 본연의 기능이 더 작동해야 하는 이유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정책·민생 국감’으로 규정, 정부 국정과제 성과를 부각하겠다는 각오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실정 검증대’로 보고, 부동산·안보·재정·인사 등 국정 전반을 겨냥한 공세를 벼르고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국감은 여야 모두 국민을 대신해 회초리를 들어야 할 시간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증인 채택을 놓고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어 ‘정쟁 국감’ 우려가 크다. 당장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갈등 당사자인 조희대 대법원장 증인 출석 문제를 놓고 난타전이 거세다. 민주당이 대법원장을 일반 증인으로 부르자 조 대법원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며 맞받았다. 이어 여당이 사퇴 압박에 나서면서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 옹호로 대응했다. 조 대법원장이 관례대로 기관장 자격으로 참석한다고 해도 후속 공방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이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증인으로 요청한 일은 또 다른 논란이다. 이번에도 기업인 줄소환 논란은 반복됐다.
국감을 ‘의정 활동의 꽃’이라고 부르는 건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어 정책을 따지고, 고칠 건 고쳐 국정이 제대로 굴러가도록 바로잡을 기회이기 때문이다. 경제, 사회, 안보, 외교 문제가 얽히고설킨 복합적 위기까지 닥친 상황이다. DMZ 지뢰 폭발과 북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비 태세 점검, 거듭된 대책에도 치솟는 집값과 지방 부동산 몰락, AI 준비·대응 상황 점검, 대미 투자 관련 미국과의 불협화음, 지휘관 없는 공소청·중수청 출범 등 감시할 현안이 차고 넘진다. 지방 입장에서는 3대 메가프로젝트, 2차 공공기관 이전 등의 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국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하지만 여야가 이번 국감을 대하는 자세를 의심케 하는 조짐들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여당은 압도적인 세를 앞세워 정부를 감싸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서울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었다. ‘야당의 시간’이라는 국감 준비에도 아까운 시간에 ‘광장’으로 뛰쳐나갔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다. 여야 모두에 당부한다. 지금이라도 국가 위기와 민생 불안 속에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바를 제대로 살피길 바란다. 여당은 독선을 경계하고, 정부 편만 들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 역할은 더 중요하다. 자료를 하나라도 더 모으고, 수치를 꼼꼼히 따져 실정을 파고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