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전재수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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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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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헌 부국장

내홍으로 흔들리는 이재명 대통령
좌고우면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정치적 지형 척박 전 시장 ‘험로’
취임 넉 달째 현안마다 가시밭길
지역 민심과 괴리라는 비판 새기길
성과로서 능력 보여줘야 할 때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전재수 부산시장을 보고 있자면, 안쓰러운 마음이 먼저 든다.

임기 2년 차인 이 대통령이나 취임 넉 달째인 전 시장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공약이나 정책, 개혁의 성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뜻대로 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먼저 이 대통령부터 살펴보자. 지방선거 이후 급격한 지지율 하락을 겪었던 이 대통령은 30%대의 지지율로는 사실상 국정 개혁 동력을 크게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지지율 추락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는 이변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일부의 분석이 있으나, 시작이자 핵심은 진영 내 분열이 기인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부터 불거진 친명과 친청(친문) 대결 구도는 결국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라는 정치권의 오래 회자해 온 말을 떠올리게 한다.

급기야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입니다”라는 말로 지지층의 결집을 꾀했다. 오죽하면 ‘모두의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자기 진영을 향해 호소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겠는가. 지지율 급락이라는 위기 속에서 보여준 불가피한 읍소였다.

여기에다가 부동산 정책, ETF 레버리지, 장관 인사 등의 실패는 ‘일 잘하는 대통령’이라는 이 대통령의 최대 장점을 흔들리게 했다. 지지층 이탈과 더불어 중도층의 외면을 부추겼다.

한 번 추락한 지지율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겠으나 해법은 분명하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자신의 국정 철학대로 개혁하고 민생 정책에 힘을 쏟아야 한다. 진영 내부 단속은 할 만큼 했다. 집권 2년 차부터 대통령을 흔드는 일부 세력에게 휘둘리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다. 초반의 실패를 거울삼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중도실용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시 한번 지지율 반등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시장의 상황은 취임 초부터 더 만만치 않다.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척박하다. 이 대통령은 그래도 ‘여대야소’로 국회의 과반을 업고 국정을 끌고 갈 수 있다면, 전 시장은 ‘여소야대’라는 부산시의회의 현실과 처음부터 마주쳤다. 또 부산지역 국회의원조차 한동훈 의원이 재보선으로 당선되면서 민주당 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시작부터 삐걱댄다. 조직개편안에서부터 부산시와 부산시의회는 충돌했고, 다시 추경을 둘러싸고 시의회는 시의 예산안을 줄줄이 조정했다. 시의 민생정책 중 하나로 추진된 동백전 캐시백 확대 예산은 물론 소상공인과 노인일자리 등 민생 관련 사업 예산까지 삭감됐다.

국비 확보를 위해 국회의원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여야정 회의는 부산시와 국민의힘의 확연한 시각차를 부각할 뿐이었다. 향후 협치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게 했다. 여기에 내부의 반발까지 거세다. 강서구 생곡소각장 조성과 풍산의 기장군 장안읍 이전을 두고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들이 잇따라 반기를 들고 있다.

인사청문회가 한창 진행 중인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를 두고도 잡음이 나온다. 인재 풀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시의회가 검증을 벼르고 있는 부산교통공사와 부산시설공단 등의 기관장 후보는 말할 것도 없이 여러 후보의 면면을 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해 지역 민심과 괴리돼 있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는 물론 항만업계, 건설업계, 금융계 등 상공계는 정부의 4대 PA(항만공사) 통합 반대, 가덕신공항 공사비 현실화, 산업은행 부산 이전, 통합 LCC(저비용항공사) 본사 부산 유치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전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일단은 지켜본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집권당의 일원으로서 정부에 목소리를 크게 내기보다는 ‘정중동’의 스탠스를 보인다고는 하지만, 벌써부터 민감한 사안은 외면하고 부산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솔솔 나온다.

이제 겨우 취임 넉 달째를 맞는 시장에게 지나친 비판은 가혹할 수 있다. 조금 더 시간을 줘야 한다. 게다가 이 대통령에 대한 해법만큼 간단치도 않다.

하지만 부산이 처한 절박한 상황을 고려하면, 전 시장에게 많은 시간이 남은 것 같지는 않다. 특히 전 시장의 능력에 대한 검증이 아직 덜 된 만큼 그는 성과로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방선거 때 박형준 전 부산시장에 대해 ‘한 게 뭐 있노’라며 했던 공격은 바로 자신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그래도 할 말은 하는 시장, 유능한 시장으로 남을 것인가. 유약하고 무능한 시장으로 기억될 것인가. 전재수의 시험대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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