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당과 협력하겠지만 거부권은 행사할 것” [美 중간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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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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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상·하원 패배 승복 선언
이란 전쟁 영향 인정하면서도
“옳은 일 한 것… 후회는 없다”
패배 책임 공화당 후보에 돌려

지난 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링컨 기념관 연못에서 연설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나며 모자를 벗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링컨 기념관 연못에서 연설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나며 모자를 벗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집권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내준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대해서는 거부권 행사 방침을 고수했다.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이란전쟁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결정은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한편, 공화당 후보들의 자질 문제를 거론하며 자신의 책임론에는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이 확실시된다는 미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과 협력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것”이라며 “민주당도 나와 협력하고 싶어 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선거전을 열심히 치렀다며 “축하한다”는 말도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도 “(중간선거)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의향이 있다”면서 “우리는 민주당과 협력할 것이며 협력을 고대한다. 우리는 아마도 뭔가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패배에 이란전쟁이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폭스뉴스에 “(패배 원인의) 한 부분은 이란이었지만 동시에 사람들은 내가 이란에 한 일의 중요성을 이해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도 이란전을 패배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면서 “난 올바른 일을 했다. (같은 상황에 다시 맞닥뜨리더라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며 전쟁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인들이 단기간의 휘발유 가격 인상조차 감당할 의향이 없었던 것 같다는 언급도 했다.

민주당과의 협력을 공언하면서도 향후 의회 운영에 있어 강경한 태도를 보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은) 정신 나간 것들을 보내올 것이고 나는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거부권을 두어 달 행사하고 나면 그들은 ‘어떻게 일을 해결할 수 있느냐’고 전화로 물어올 것이고 우리는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승리하면 ‘미스터 거부권’(Mr. Veto)이 되겠다고 예고한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트루스소셜에 빨간 바탕에 흰색 대문자로 ‘VETO’(거부권)이라고 적혀 있는 야구모자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선거 패배에도 각료 교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 기존 국정 운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반면 선거 패배의 책임은 공화당과 개별 후보들에게 돌리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투표용지에 없었다. 내가 있었다면 우리가 압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악관 당국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용지에 없었다. 그가 있을 때는 트럼프 투표자들이 (투표장에) 나타난다는 것이 입증돼 있다”며 “또한 후보의 자질이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들보다 더 효과적으로 후보를 홍보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에도 후보들의 경쟁력 부족으로 패배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란전쟁과 물가 상승으로 민심이 악화하면서 공화당의 패색이 짙어지자 자신과 당을 분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이후에도 책임을 피하려는 태도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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