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28년부터 주식 판 돈 하루 뒤에 받는다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
매도대금 입금, 1영업일로 단축
‘T+2’ 제도 50여 년 만에 개편
후년 1분기까지 전산 개발 완료
이르면 2028년부터 주식을 판 뒤 매도대금이 계좌에 들어오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2영업일에서 1영업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 4곳은 주식 결제주기를 거래 다음 영업일(T+1)로 앞당기는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초안)’을 2일 공개했다. 1972년 거래일로부터 2영업일 뒤에 결제하는 제도(T+2)를 도입한 지 50여 년 만의 개편이다.
결제주기가 당겨지면 월요일에 주식을 판 투자자는 수요일이 아닌 화요일에 돈을 받는다. 주식을 사는 쪽도 결제일이 하루 당겨지지만, 예수금으로 주식을 사는 투자자는 주문 때 이미 돈이 묶이기 때문에 달라지는 게 없다.
다만 증거금만 내고 주식을 사는 미수거래 투자자는 나머지 대금을 하루 먼저 채워 넣어야 한다. 이를 내지 못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도 매수 후 3거래일째에서 2거래일째로 앞당겨진다. 배당을 받기 위한 매수 기한은 기준일 2영업일 전에서 1영업일 전으로 늦춰진다.
거래소 등 유관기관들은 결제주기를 줄이면 결제가 끝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거래가 이틀 치에서 하루 치로 줄어 증시의 결제 위험이 작아진다고 설명했다. 증권사가 결제 불이행에 대비해 거래소에 맡기는 증거금도 이에 맞춰 줄어든다. 미국에선 결제주기를 줄인 뒤 이 증거금이 128억 달러에서 98억 달러로 23% 감소했다.
투자자는 주식을 판 돈을 하루 먼저 다른 투자 등에 쓸 수 있게 된다. 거래소 등은 연 5% 금리를 가정해 매도대금이 하루 일찍 풀리는 데 따른 경제적 효과를 연간 1814억 원으로 추산했다. 증권사 간 거래를 상계한 뒤 실제로 오가는 하루 평균 결제 금액 약 3조 6000억 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값이다.
결제 업무를 하루 안에 끝내려면 업계 일부에서 팩스나 메일로 처리하던 외국인 결제 업무부터 자동화해야 한다. 거래소 등은 이 과정에서 처리 시간이 짧아지고 실수로 인한 결제 사고 위험과 업무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2024년 5월 이미 결제주기를 1영업일로 줄였고, 유럽연합(EU)과 영국도 2027년 10월 전환한다. 결제주기가 나라마다 다르면 여러 나라 주식을 함께 사고파는 해외 투자자의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국내 증시도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게 유관기관의 판단이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2027년 10월까지 시스템을 바꾸고, 증권사 등 금융회사는 2028년 1분기까지 전산 개발을 마친다. 이후 최소 6개월간 통합 테스트를 거치면 2028년 중 전환이 가능하다는 게 유관기관들의 예상이다. 다만 최종 시행 시기는 금융당국, 외국인 투자자 등과 협의해 정한다.
거래소 등 유관기관은 다음 달 18일까지 홈페이지에서 로드맵에 대한 의견을 받고, 내년 1분기에 금융당국과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준비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결제주기가 단축될 때까지는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를 연 5%대 중후반으로 낮춰 투자자 부담을 덜기로 했다. 매도대금담보대출은 주식을 판 투자자가 매도대금을 받기 전에 그 대금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상품으로, 그동안 금리가 연 7.5~10%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