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고려극장 예술인, 부산서 뜨거운 문화예술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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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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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행 초청 2박 3일간 부산 방문
부산항·남항·송도 등 주요 명소 관광
환영행사 땐 공연 통해 마음 나눠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예술인들이 부산을 방문한 가운데 지난 21일 오후 수영구 광안동 한 음식점에서 환영행사가 열렸다. 환영행사를 마친 고려극장 예술인들과 지역 문화 교육계 인사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한부행 제공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예술인들이 부산을 방문한 가운데 지난 21일 오후 수영구 광안동 한 음식점에서 환영행사가 열렸다. 환영행사를 마친 고려극장 예술인들과 지역 문화 교육계 인사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한부행 제공

멀리 카자흐스탄에서 부산을 찾은 고려극장 예술인들을 환영하는 따뜻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부행(회장 고향숙 행복한도서관장)은 10월 21일 오후 6시 수영구 광안동의 한 음식점에서 “2026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 예술단 초청 부산 환영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극장장 리 나탈리아를 포함해 고려극장 예술인 44명이 함께했다. 행사는 식전 연주와 환영 인사, 축하 공연, 한식 만찬 순으로 진행됐다.

글로리아 현악 4중주단의 식전 연주로 행사의 문이 열렸다. 선율이 행사장에 퍼지는 가운데 참석자들은 오랜 여정 끝에 부산에 도착한 고려극장 예술인들을 박수로 맞이했다. 사회는 부산외국어대학교 류첸 교수가 맡았다.

이날 행사에는 고향숙 한부행 회장을 비롯해 권오경 부산외국어대학교 총장, 송성준 부산문화재단 대표, 남영희 부산문화회관 공연예술본부장 등 지역 문화·교육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방문을 이끈 강태식 연출가와 고려극장 관련 국내 예술인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고려극장은 1932년 연해주에서 창립돼 1937년 강제이주 이후 카자흐스탄에 뿌리를 내렸으며, 오늘날까지 우리말 공연예술의 맥을 이어 온 극단이다.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은 현재 알마티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부산 문화예술계와 교육계가 고려극장 예술인들을 맞이하며 교류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고향숙 회장은 인사말에서 “정말 귀하신 분들이어서 회원들과 마음을 다해 행사를 준비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우리 부산과 더욱 가까워졌으면 좋겠고, 그 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부행이 충실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성준 부산문화재단 대표는 환영사에서 “고려극장은 94년 전통의 우리 민족 최고의 예술문화단체다. 존재만으로도 존경할 수밖에 없다. 부산 문화예술 발전의 최고의 파트너가 되길 원한다”며 부산 문화예술계의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다.

권오경 부산외국어대 총장도 축사에서 “부산 예술계는 물론 교육계도 고려극장과 그에 종사한 예술인들의 역사를 주목해야 한다. 이분들과 이분들의 선조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었는지, 그리고 그 상황을 어떻게 이겨 왔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며 “지향점을 잃어 가는 우리 교육계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살아 있는 역사”라고 말했다.



부산을 방문한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예술인들이 부산항만공사 관람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부행 제공 부산을 방문한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예술인들이 부산항만공사 관람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부행 제공


부산을 방문한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예술인들이 부산글로벌도시재단 국제교류홍보관을 찾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부행 제공 부산을 방문한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예술인들이 부산글로벌도시재단 국제교류홍보관을 찾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부행 제공

고려극장 예술인을 대표해 류보브 아브구스토브나 니 총예술감독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니 총예술감독은 “생각지도 못한 환대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부산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건강이 허락된다면 또 오고 싶은 정 많고 매력 넘치는 도시다”라고 말했다.

인사말이 끝난 뒤 이어진 축하 공연은 환영의 마음을 음악에 담아 전하는 무대였다.

첫 무대에는 대금 부문 국가무형문화재 조철현 보유자가 민요 ‘새타령’과 가곡 ‘산노을’을 연주했다. 대금 특유의 맑고 깊은 소리가 행사장을 가득 채우자 참석자들은 한국 전통 음악의 멋을 오롯이 느끼며 큰 박수를 보냈다.

환영에 대한 답가로 고려극장 예술인들도 무대에 올랐다. 비탈리 마야 씨가 ‘밀양아리랑’을, 안길리나 씨가 ‘일바치오’를 차례로 불렀다. 우리말과 노래를 지켜 온 고려극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참석자들은 숨을 죽인 채 귀를 기울였고, 마지막 소절이 끝나자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대금 연주로 환영의 뜻을 전한 부산 측에 노래로 화답한 이 무대는 두 나라 예술인이 음악으로 마음을 나눈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사회를 맡은 류첸 교수가 “마음을 울리는 무대였다”며 출연자들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청하자 행사장은 한동안 박수 소리로 가득했다.

축하 공연이 끝난 뒤 한식 만찬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양 도시의 문화 교류 확대와 우정을 기원하며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행사를 지켜본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이제야 이런 행사가 열린 것은 아쉽지만 이를 계기로 동포애에 기반한 양 도시 간 유대와 문화예술 교류가 더욱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에는 부산시와 알마티시의 우호협력도시 체결 5주년, 고려극장 창단 95주년, 강제이주 90주년이 되는 해여서 고려극장 예술단을 정식으로 초청해 세계적 수준의 무대를 부산 시민 모두가 감상했으면 한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환영행사에 앞서 고려극장 예술단은 이틀 동안 부산 일원의 관광 명소와 주요 기관을 찾았다. 첫날인 19일에는 부산항만공사가 제공한 선박으로 부산항 일대를 둘러봤다. 오후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부산 남항과 송도 일대를 돌아봤다. 20일 오전에는 부산글로벌도시재단을 방문해 부산시청 국제교류 홍보관을 관람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주관한 한부행은 ‘한인 디아스포라의 부산 방문을 돕는 행복한 사람들의 모임’의 줄임말로, 2023년에 출범한 부산 지역 비영리 민간단체다. 공동 주최자인 행복한도서관과는 자매기관이다.

한부행은 지난 5월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고려인 뿌리한글학교 졸업생 34명을 초청해 3박 4일 동안 관광과 환영·교류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부산을 방문한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배우들이 환영행사에서 답가를 부르고 있다. 한부행 제공 부산을 방문한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배우들이 환영행사에서 답가를 부르고 있다. 한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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