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인 16% 부산 찾는데 소비는 고작 8%, 갈 길 멀다
스쳐가는 관광지 인식 지갑 안 열어
오래 머물도록 만들 특단 대책 절실
지난 6일 오후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원준 기자 lwj@
K팝과 K푸드 등 한류 문화 인기에 힘입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부산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해안 경관과 대도시 인프라를 갖춘 부산의 다양한 매력에 빠져 이른바 ‘부산 앓이’를 호소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6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다 수준인 242만 명을 넘어섰다. 연간 외국인 관광객 400만 명 유치를 계획한 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당일치기 여행이 증가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산에 오래 머물지 않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더욱이 부산을 찾는 외국인은 늘었지만 적극적 소비로 연결되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17일 공개한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894만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이 방문한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이 76.8%, 부산이 15.7%, 제주 9.7% 등으로 집계돼 관광산업에서도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이들은 지난해 국내에서 카드로 총 11조 7382억여 원을 소비했지만 이중 70.9%에 해당하는 8조 382억 원이 서울에서 사용됐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산에서 사용한 카드액은 8%인 9396억 원에 그쳐 방문자 수 대비해 절반 수준의 소비만 이뤄졌다는 것을 내비쳤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산에서 소극적으로 지출한 것은 ‘스쳐가는 관광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서울 등 수도권에 머물면서 부산으로 당일 여행을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여행객들이 많은 상황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청년층 사이에선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부산 관광지를 돌아보는 이른바 당일치기 ‘특전사 여행’도 유행하고 있다. 중국과 가깝고 부산 교통이 편리한 데다 바다와 원도심, 전통시장 등 서로 다른 유형의 관광지를 하루 일정으로 즐길 수 있다 보니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여행객 증가는 반가운 일이지만 정작 장기 체류와 소비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무척 안타깝다.
관광이 소비로 연결돼야 지역 경제도 활성화된다. 관광객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부산에 더 오래 머물도록 만드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외국인 부산 재방문율이 2024년 35.5%에서 지난해 26.7%로 낮아진 것도 세밀한 관광 전략 부재에 따른 것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부산시는 해운대 해변열차 등 체험형 시설을 확충하고 다양한 관광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부산을 거점으로 삼아 울산과 경남, 경주 등 인근 도시까지 여행토록 하는 ‘남부권 관광 베이스캠프’ 전략도 필요하다. 시와 관광업계가 합심해 진정한 부산 관광 르네상스 시대를 열 특단의 정책을 고민해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