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따라 하면 백전백패… 나만의 틈새 찾아야”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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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
조웅래 선양소주 회장 강연
직접 광고 출연 등 주류 관행 깨
계족산 황톳길로 상생 가치 창출

“1등 브랜드가 만들어 놓은 방식대로 싸우면 백전백패입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끈기 있게 도전해야 합니다.”

(주)선양소주 조웅래 회장은 지난 15일 부산롯데호텔 펄룸에서 열린 제19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에서 ‘역발상이 세상을 바꾼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경남 함안군 출신인 조 회장은 삼성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 33세에 2000만 원을 들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전화로 운세를 들려주는 ‘700 서비스’를 시작으로 자동응답기와 휴대전화 음악 서비스 등 당시로서는 낯선 사업에 잇달아 도전했다.

새로운 시도는 성공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통신 환경의 변화와 제도에 막혀 실패하기도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대기업이 쉽게 따라올 수 없도록 아이디어에 세밀함을 더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조 회장은 “제대로 미쳐서 달려든 일은 느리고 힘들어도 대부분 성공했다”며 “대충하거나 남의 이야기만 듣고 시작한 일은 모두 실패했다”고 말했다.

IT 서비스업에 종사하던 그는 2004년 대전의 소주회사를 인수했다. 제조업 경험도, 충청권 연고도 없었지만 대중을 상대로 좋은 제품을 만들고 마케팅을 펼친다는 점에서 IT 서비스와 소주가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후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으로 대기업 중심의 소주 시장에서 ‘틈새’를 찾아왔다.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우는 주류업계의 관행을 깨고 자신이 직접 광고 모델로 나섰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 직접 기획하고 출연·편집한 영상을 올리며 젊은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지난해 그의 SNS 콘텐츠 노출 수는 2억 5000만 회에 달했다.

오크통 숙성 원액을 넣은 소주와 소주·맥주를 한 캔에 담은 제품들도 이런 역발상에서 나왔다. 조 회장은 “기존의 모델 전략과 제품의 틀을 깨야 우리에게도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다른 소주업체들이 역성장한 지난해 선양소주는 9.3% 성장했다.

조 회장의 역발상은 기업 경영에만 머물지 않았다. 2006년 지인에게 신발을 벗어주고 계족산을 16km가량 맨발로 걸은 경험을 계기로 산에 황토를 깔았다. 현재 계족산에는 14.5km의 황톳길이 조성돼 있으며, 해마다 약 2000t의 황토를 들여와 관리한다.

‘에코힐링’이라는 개념도 만들었다. 산속에 피아노를 옮겨 놓고 평상복 차림으로 자유롭게 관람하는 ‘뻔뻔(funfun)한 클래식’ 공연을 열어 황톳길과 축제, 음악회를 하나의 자연 치유 콘텐츠로 연결했다.

그는 이를 기업과 지역사회가 가치를 함께 만드는 상생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황톳길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주변 상권이 살아나고, 주민들의 신뢰는 다시 기업의 자산이 됐다는 설명이다. 조 회장은 “인적·물적 자산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자산인 신뢰가 더 중요하다”며 “신뢰는 돈으로 금방 만들 수 없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가장 든든한 밑천이 된다”고 했다.

26년째 마라톤을 하는 조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대한민국 해안과 접경지역, 제주도와 울릉도 등 5228km를 달렸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하고 금요일과 토요일에 평균 45km를 달리는 방식으로 13개월간 116일에 걸쳐 도전을 이어갔다.

그는 힘든 상황에서 핑계를 만들기 시작하면 결국 포기로 이어지지만, 스스로 세운 약속을 지켜내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크든 작든 자신이 만든 약속을 한번 지켜내 보십시오. 그 경험이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줍니다. 궁하면 달리 볼 수밖에 없고, 달리 보면 새로운 것이 보입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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