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에 컨테이너 화물 벌크선에 실었다 …태국 민자터미널의 강점은
람차방항 주요 민자 터미널 KLN시포트 인터뷰
코로나 위기에 컨테이너 운송 대신 벌크선 전환
글로벌 59개 네트워크 모회사 기반 종합물류
앱으로 실시간 화물 추적·입출차 시간 최소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 고객사가 항구로 화물은 계속 도착하는데 컨테이너를 확보하지 못해 심각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터미널은 컨테이너 대신 벌크선을 활용해 수출을 처리했습니다”
태국 최대 관문인 람차방항의 주요 터미널 운영사인 KLN시포트(Seaport)의 시리랏 스리라따나몽콘(Sirirat Srerattanamongkon) 이사 겸 총괄상무는 지난달 부산일보와 만나 회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민자 터미널의 유연성을 꼽았다. 다른 터미널과 달리 고객이 처한 상황에 따라 운송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다목적 심수 터미널인 KLN시포트는 컨테이너 화물뿐만 아니라 철강, 설탕, 우드칩, 전분 등 브레이크 벌크, 건화물·액체 화물을 모두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KLN시포트는 태국항만청(PAT)이 람차방항 내에 소유한 부지에 홍콩계 물류회사인 케리로지스틱스가 단독으로 투자·건설해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운영권이 주로 국내 대기업 중심으로 배분되는 한국의 BTO(수익형 민간투자사업)형 민자 부두와 달리, 외국자본이 자유 경쟁 입찰로 진입해 독자 운영하고 국가의 통제권 역시 상대적으로 약한 시장 개방형 구조라는 점이 차이가 있다.
스리라따나몽콘 이사는 “우리는 단순한 항만 터미널 운영사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케리로지스틱스를 배경으로 한다”라며 “여러 물류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KLN시포트의 모기업인 케리로지스틱스는 아시아를 기반으로 59개 국가에 걸친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제3자 물류(3PL)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5년에 560억 홍콩 달러(약 9조 6000억 원)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KLN시포트에는 현재 18개 선사가 입항해 주간 21개 정기 서비스를 운항하고 있다. 선사 라인업에는 HMM, 고려해운, 팬오션 등 국내 해운사와 에버그린, ONE, 양밍, 코스코 등 주요 글로벌 선사들이 포함돼 있다.
태국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주요 수혜국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생산 거점을 동남아시아로 옮기며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확대하자 태국의 무역·제조 물량은 계속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 공급망을 연결하는 핵심 물류 허브로서 람차방항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물동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KLN시포트는 항만 운영의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터미널은 고급 인공지능(AI) 계획 모듈을 탑재한 NAVIS N4 터미널 운영 시스템(TOS), KWMS 창고 관리 시스템, K-PASS 교통 통제 시스템 등 첨단 운영 소프트웨어를 활용한다. 특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K-디지(DIGI)’로 실시간 화물 추적, 트럭 예약, 자동 결제 등을 지원한다.
스리라따나몽콘 이사는 “고객은 하나의 모바일 앱으로 일반화물, 차량 등의 이동을 추적할 수 있다”며 “터미널과 화주 사이의 커뮤니케이션도 앱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터미널 관계자들은 모바일 앱이 컨테이너 위치를 추적하고 야드 교통 밀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운전자는 방문을 예약하고 QR 코드 인증으로 게이트에 입장할 수 있다. 스리라따나몽콘 이사는 “게이트 입·출차 회전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트럭 체류 시간을 60분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을 핵심성과지표(KPI)로 관리하고 있어 고객의 비용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KLN시포트의 화주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K-디지(DIGI)’로 실시간 화물 추적, 트럭 예약, 자동 결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기사는 (재)바다의품과 (사)한국해양기자협회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