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며 기다릴 수밖에…” [부산 오륙도 예인선 전복 사고]
뜬눈으로 밤 새운 실종자 가족들
대기실서 답답한 마음에 발만 동동
3일 오후 5시께 티엔에스캐처호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르는 부산 동구 한 호텔 4층 가족대기실 모습. 김재량·이예슬 기자 ryang@
“기다리고 있지만 너무 답답합니다.”
3일 오후 부산 동구의 한 호텔 4층. 지난 2일 부산 오륙도 해상에서 전복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 실종자 6명의 가족 18명이 머무는 대기실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실종자 중 5명은 한국인이고, 1명은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이다.
가족들의 기다림은 전날 밤부터 이어졌다. 2일 저녁 선사 사무실에 모였던 실종자 가족들은 같은 날 오후 8시께 이 호텔 4층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로 이동했고, 당시 16명이 이곳에 모였다. 가족들은 착잡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바라보거나 걸려 오는 전화를 받으며 수색 상황을 기다렸다. 오후 9시부터는 행정안전부와 부산시, 동구청, 부산해경 등이 실종자 가족을 대상으로 약 50분간 수색 상황을 설명했다.
하룻밤을 넘긴 3일 오후에도 대기실 분위기는 무거웠다. 초조한 듯 손톱을 물어뜯으며 복도를 서성이는 가족도 있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사고와 수색 상황을 되짚어 설명하며 좀처럼 자리에 앉지 못했다. 화장실에서 통화를 하던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눈물과 콧물을 닦으며 대기실로 돌아오기도 했다.
침몰 선박의 선장인 A(59) 씨의 동료들은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가족 대기실에 먼저 도착했다. A 씨의 형과 누나는 사고 다음 날 전주에서 부산으로 왔다. 동료들은 A 씨와 30년 전부터 함께 배를 탔다고 전했다. 그가 나이가 제일 어려서 “막둥이”로 불렸다고 했다. 실종 선원들은 49세 인도네시아 선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50대와 60대였다.
한 동료는 A 씨에 대해 “원래 해외에서만 바지선을 끌고 다니면서 일했다. 국내 예인 작업은 이번이 처음인 걸로 알고 있는데 확실하지는 않다”며 “일감이 없다고 하더니 국내에서 일하다가 이렇게 됐는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대기실에서는 부산시 관계자 1명이 가족들에게 사고 당시 상황과 수색 진행 상황 등을 설명했다. 설명을 듣던 가족들은 “예인줄이 엉킨 것 아니냐”, “태풍이 온다는데 수색 대비는 하고 있느냐”, “그렇게 큰 배가 어떻게 갑자기 넘어갈 수 있느냐”고 잇따라 물었다. 답답함이 쌓인 일부 가족은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CCTV 영상을 봤는데 앞에서 끌고 가야 할 예인선이 왜 컨테이너선 뒤쪽에서 넘어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너무 무섭고 막막하지만 기도하면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상황이라는 건 알지만 가족 입장에서는 답답한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 이예슬 기자 y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