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골절' 성장판 손상, 뼈 변형 발견 땐 교정치료 ‘필수’
아이 뼈는 수술 없이도 빠른 회복
성장판 다치면 수년 후 변형 오기도
다친 부위 안 쓰려 할 땐 검사 필요
함부로 옮기거나 직접 맞추면 안 돼
뼈 변형, 하지연장·골교 제거 시행
소아외상 환자는 24시간 응급진료
소아 골절은 수술없이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부산 해운대부민병원 소아청소년정형외과 김휘택 진료원장은 “그냥 둬도 되는 골절과, 안 되는 골절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운대부민병원 제공
아이의 뼈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골절이 생겨도 빠른 회복력을 보이며 잘 휘어지는 가소성을 가졌다. 반면에 성장판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번 다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취약성도 있다. 아이의 뼈는 어른과 다르다. 그래서 소아청소년정형외과에서 따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잘 낫는 골절 vs 놓치면 안 되는 골절
아이 뼈에는 어른이 부러워할 능력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재형성’이다. 다소 어긋나게 붙은 뼈도 자라면서 스스로 모양을 잡아가는 속성이다. 성인이라면 수술대에 올랐을 각변형(팔다리 길이의 차이 또는 뼈가 한쪽으로 휘는 증상)인 경우도 성장과 함께 상당 부분 교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진단만 정확하다면 소아 골절의 상당수는 수술 없이 해결될 수 있다. 어긋난 뼈를 잘 정렬시키고 맞춘 뼈가 붙을 때까지 고정을 잘 하면 된다.
해운대부민병원 김휘택 진료원장(소아청소년정형외과)은 “사실 아이들 골절은 많은 경우 수술 없이 잘 낫는다. 뼈가 스스로 모양을 잡아가는 힘이 어른과는 비교가 안된다. 우리 일은 그냥 둬도 되는 골절과, 안 되는 골절을 가려내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놓치면 안 되는 골절’인데 성장판 부위 손상이 대표적이다. 성장판을 다쳐도 후유증 없이 회복될 수 있지만, 일부는 몇 달, 몇 년 뒤 한쪽 다리가 짧아지거나 팔다리가 서서히 휘는 변형으로 나타난다. 다친 날 찍은 엑스레이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김 원장은 “엑스레이 한 장으로 성장판 손상이 다 보이는 것은 아니다. 안 보이는 경우가 꽤 있다. 결과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뒤에 나온다. 그래서 아이 골절은 ‘지금 잘 붙었느냐’만 보면 안 되고 ‘앞으로 잘 자라겠느냐’까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과 관찰도 치료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변형 교정치료 영역
골절 후에 뼈가 붙으면서 스스로 모양을 다듬어 정상적인 형태에 가까워지는 과정을 재형성이라고 한다. 하지만 재형성에도 한계는 있다. 성장판이 손상되거나 뼈의 회전 변형으로 생긴 다리 길이 차이는 저절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런 변형을 그대로 두면 보행기능 저하와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성장상태에 따라 적극적인 교정 치료가 필요하다.
변형 교정은 남아 있는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향후 발생할 변형까지 예측하고 조절해 주어야 한다. 성장판 손상의 위치와 정도, 남은 성장 기간, 다리 길이와 관절 정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교 제거술은 성장판이 다친 뒤 그 자리에 비정상적으로 생긴 뼈 조직이 성장을 막을 때 이를 제거하는 수술이다. 성장판이 충분히 남아 있는 경우에는 이후의 성장 장애나 팔다리 변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정치료다.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한쪽 성장판의 성장을 일시적으로 억제해 휜 다리를 펴는 교정술도 있다. 유도성장술을 통해 적절한 교정이 이루어지면 나중에 나사못을 제거하면 된다.
짧아진 대퇴골이나 경골을 늘리는 하지연장술도 변형 교정의 영역이다. 성장판 손상이나 선천성 질환 등으로 한쪽 다리가 짧아져 양쪽 다리 길이에 차이가 발생했을 때 시행한다.
발에서 시작되는 성장기 변형은 안짱걸음과 팔자걸음, 선천성 만곡족, 소아 평발이 대표적이다. 안짱걸음은 걸을 때 발끝이 안쪽을 향하는 보행 형태다.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변형이 심하거나 한쪽만 두드러지는 경우에는 치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팔자걸음은 걸을 때 발끝이 바깥쪽을 향하는 보행 형태로 통증이나 기능 장애가 없다면 경과를 관찰해도 된다.
선천성 만곡족은 태어날 때부터 발이 아래쪽과 안쪽으로 심하게 휘어 있는 대표적인 선천성 족부 변형이다. 소아 평발은 서 있을 때 발바닥의 아치가 낮아지거나 사라지는 상태인데, 아이가 성장하면서 아치가 발달하는 경우가 많다.
해운대부민병원 정윤성 과장은 “자주 넘어지거나, 신발 한쪽만 유독 닳는 아이의 부모님들이 외래로 많이 온다. 그럴 때 발과 다리의 정렬을 조기에 치료하면 성인이 되어 고생을 덜 수 있다. 발과 발목 성장판 골절이 소아 골절 중에서도 정교한 판단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족부·족관절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소아 골절 응급 대처법
아이가 외부 충격을 받은 후에 붓지 않는다고 안심해서는 안된다. 아이 뼈는 골막이 두꺼워 골절이 생겨도 크게 붓지 않을 수가 있다. 판단 기준은 붓는지 여부가 아니고 다친 팔 다리를 잘 쓰는가이다.
아이가 다친 부위를 쓰지 않으려 하면 해당 부위를 촬영해 보는 것이 좋다. 다친 쪽 팔로 물건을 안 잡거나, 다리를 절거나 딛지 않으려 하면 병원으로 바로 가야 한다.
골절 부위를 부모가 직접 맞추려 하면 안 된다. 뼈를 잡아당기거나 돌리면 성장판과 신경·혈관을 추가로 다칠 수 있다. 부상 직후 함부로 옮기거나 부목을 대겠다고 다친 부위를 움직이면 손상이 커질 수 있다. 아이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고 119에 연락해 안내를 따른다.
냉찜질은 수건에 싸서 한다. 얼음을 피부에 직접 대지 않는다.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는 범위에서 다친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두면 부기를 줄일 수 있다.
깁스 후에 색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나면 즉시 내원해서 살펴본다. 손·발가락이 하얗거나 파랗게 변하고, 저리거나 심하게 아파하면 야간이라도 병원에 연락한다.
김 원장은 대학병원 재직 시설 선천성 기형과 닌치성 사지변형 환자 1만 명 이상을 진료한 경험이 있는 소아정형 분야의 권위자다. 소아정형외과에서 골절 치료가 끝난 환자의 성장 추적은 소아청소년과에서 진료가 이어진다. 소아청소년과의 소아내분비 파트 곽민정 과장과 영유아 발달 파트를 맡고 있는 김민향 과장과 협업한다. 소아 외상 환자는 야간과 휴일에도 24시간 응급진료가 가능하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