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의 맛있는 여행] 무더위 여행
문화스포츠부 선임기자
정말 덥다. 차원이 다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낮 최고 기온이 30도만 넘어도 ‘찜통 더위’ ‘가마솥 더위’ 등 온갖 자극적인 표현이 난무했는데, 이제는 그런 표현들조차 무의미해졌다. 체감 온도가 40도 이상이 된 게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낮 최고 기온이 40도가 넘는 경우도 빈번하다. 특히 경남 양산은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웃도는 날이 5일이나 지속되더니 2일에는 42.5도까지 올랐다. 122년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기온이다. 양산뿐 아니다. 1일 부산은 40.5도, 창원 40.4도, 김해 40.2도를 기록했다. 한밤에도 30도를 육박한다. 강원도 강릉은 30도를 넘는 초열대야 현상이 이틀째 계속됐다. 요즘 더위의 기세가 정말 무섭다.
이럴 땐 여행 담당 기자도 난감하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많은 독자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멋진 곳을 소개해야 하는데, 살인적인 무더위로 엄두가 나지 않는다. 뙤약볕에 잠시라도 나서면 머리속은 물론 피부가 타들어갈 것 같은 무더위에 여행을 다니시라 권하는 자체가 죄송스러울 정도다.
살인적인 무더위에도 지자체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경남도는 8월 휴가철을 맞아 함양 용추계곡, 밀양 수퍼 페스티벌, 통영 다찌, 진주 미디어아트 진주성, 김해 낙동강레일파크, 산청 경호강 은어낚시, 거제 전국해양스포츠제전 등 모두 7곳을 선정해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자연과 먹을 거리, 축제와 체험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여름 대표 콘텐츠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경북은 한 달 전부터 날씨와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경북 대표 실내 관광지 3곳을 추천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달 ‘경주 황룡사역사문화관, 상주 낙동강역사이야기관, 영덕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을 선정했다. “무더위로 야외 활동이 제한되는 만큼 역사와 문화,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실내 관광지가 새로운 여행 대안”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올해 무더위를 예상이라도 한 듯하다.
대표적인 여름 피서지인 바다와 각종 축제 참가를 통해 한여름 무더위를 정면으로 이기는 것도 좋지만, 시원한 실내 관광지도 고려해 볼만하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부산은 대표적 실내 관광지가 제법 있다. 해양의 역사와 문화·생물·예술 등 한국 해양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국립해양박물관(영도), 과학자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동남권 대표 과학관인 국립부산과학관(기장), 부산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알 수 있는 부산시립박물관 등 다양하다. 특히 부산박물관에서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기념 특별기획전으로 〈조선왕조실록〉 4대 사고본이 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공개돼 인기를 끌고 있다. 미술관도 좋은 실내 여행지 중 하나다. 우리 주변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무더위에 갈 만한 실내 여행지가 제법 있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