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치료 골든타임…35세 전후, 난소기능 저하 ‘갈림길’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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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비해 난소기능 급격히 저하
난임 원인 17%, 체외수정 원인 1위
AMH, 초음파로 난소 예비력 확인
나이, 월경력, 배우자 등 종합 판단
난자동결, 시험관 시술 선택지 고려
가임력 검사지원 20~49세로 확대

난임의 주요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난소기능 저하 비율은 35세 전후로 가파르게 증가한다. 부산마리아의원 이용찬 원장은 “35세 전후의 여성은 자신의 난소기능이 어느 정도인지 검사를 받아보고 대비책을 세워 놓은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부산마리아의원 제공 난임의 주요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난소기능 저하 비율은 35세 전후로 가파르게 증가한다. 부산마리아의원 이용찬 원장은 “35세 전후의 여성은 자신의 난소기능이 어느 정도인지 검사를 받아보고 대비책을 세워 놓은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부산마리아의원 제공

지난해 첫 아이를 낳은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나이는 33.2세다. 둘째 아이 출산 평균 나이는 34.7세다.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고위험 산모군이 늘고 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은 2013년 20.2%에서 2025년 37.3%로 10년 사이 크게 올랐다.

30대에 접어든 여성들이 산부인과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난소 기능이 나이보다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임신 계획을 아직 구체적으로 세우지 못한 여성들은 이 때부터 마음이 급해지게 된다. 난소기능 저하는 난임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다. 난임치료에서도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5세를 지나며 달라지는 숫자

난소기능은 나이가 들수록 뚜렷하게 떨어진다. 심평원의 ‘통계로 보는 난임시술’ 자료에 따르면 난임 원인 중 난소기능 저하가 차지하는 비율은 25~29세 4.6%, 30~34세 6.0%에 머문다. 그러다가 35~39세에서 11.5%로 뛰고, 40~44세 32.9%, 45세 이상에서는 45.9%에 이른다. 20대의 3배 안팎으로 오르는 35세 전후가 하나의 갈림길인 셈이다.

그렇다고 나이만으로 안심하거나 포기할 일은 아니다. 20대와 30대 초반에도 난소기능 저하로 진단되는 사례가 적지 않고,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유전이나 가족력, 자궁내막증이나 난소 수술 경험이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특별한 위험 요인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부산마리아의원 이용찬 원장은 “35세가 넘었다고 이미 늦은 것도, 아직 젊으니 괜찮은 것도 아니다”며 “나이는 확률일 뿐이어서, 지금 내 난소가 어떤 상태인지 한 번은 확인해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라고 설명했다.

난소의 상태를 미리 확인하려면 항뮬러관호르몬(AMH) 검사와 부인과 초음파를 해보면 된다. 두 검사는 정부가 2024년부터 임신 사전건강관리 사업을 시작하면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지원 대상은 2025년부터 미혼을 포함해 20~49세 여성 전체로 넓어졌다. 이에 따라 검사를 받은 인원도 지난해 약 29만 명으로 전년도 7만8000명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난소기능 저하란 무엇인가

난소기능 저하는 난소에 남은 난자의 수와 반응성이 또래 평균보다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한 번의 채혈로 난소기능을 확인하는 AMH 수치와 부인과 초음파로 가늠한다.

주의할 점은 AMH가 만능 지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AMH는 난소에 남은 난자의 양을 보여줄 뿐, 임신 가능성 자체를 단독으로 확정하지는 못한다. 실제 판단은 나이와 초음파 소견, 월경력, 배우자 요인까지 함께 놓고 이뤄진다.

검사 자체는 어렵지 않다. AMH는 혈액검사를 한번 하면 되고, 부인과 초음파로는 양쪽 난소에서 그 시기에 보이는 작은 난포(동난포)의 수를 센다. 이 원장은 “두 검사를 함께 보면 지금 난소에 남은 예비력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같은 수치라도 나이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읽히는 만큼, 숫자 하나만 떼어 놓고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20대에는 보통 AMH 중위값이 4.0ng/mL 정도이며, 30대 초반부터 점차 감소하며, 40대 이후에는 급격히 낮아진다. AMH 수치가1.0ng/mL 밑으로 떨어지면 난소 예비력이 낮은 편에 속한다. 그렇지만 나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25세에 1.0ng/mL는 또래에 비해 난소기능이 상당히 낮은 편이지만 40세에 1.0ng/mL은 낮은 수치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난소기능 저하는 생각보다 흔하다. 심평원 자료에 의하면 난임시술 환자의 난임 원인 가운데 난소기능 저하가 17.7%를 차지했다. 특히 시험관시술(체외수정)에서는 단일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인 20.0%였다.

■AMH 수치 낙담 말고 대응책 고민을

난소기능 저하는 대개 뚜렷한 증상이 없어 검사 전에는 스스로 알아채기 어렵다. 미리 안다고 해서 떨어진 난소 기능이 되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조기 확인의 의미는 회복이 아니라, 남은 시간을 고려해 임신을 시도할 시점과 추가 검사, 추적 관찰, 필요하다면 난자 동결이나 난임 치료의 시점을 개인에 맞춰 조정하는 데 있다. 난임 여부는 여성 검사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배우자의 정자 상태를 비롯한 부부 요인을 함께 살펴야 전체 그림이 나온다.

검사 이후가 특히 중요하다. 난임 진료기관에서는 AMH와 초음파 결과를 난임 평가와 배란·시술 계획, 난자 동결 상담 등과 같이 다음 단계로 곧바로 연결할 수 있다. 검사와 결과 해석, 이후 상담이 한자리에서 이어질 때 환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결정을 내리기 쉽다.

그렇다면 35세 전후의 여성은 지금 무엇을 하면 좋을까. 이 원장은 “임신 계획이 있든 없든, 한 번은 자신의 난소 상태를 확인해 두라”고 재차 강조했다. 결과가 정상 범위라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 없이 계획을 세우고 정기적으로 살피면 되고, 수치가 낮게 나왔다면 임신 시도 시점을 앞당기거나 난자 동결이나 배아 동결, 난임 상담을 조금 더 일찍 시작하는 선택지를 검토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숫자 하나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이 원장은 “낮은 수치를 받아 들고 낙담해 임신을 미루다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가장 안타깝다”며 “나이와 계획, 검사 결과를 함께 놓고 상의하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난소 예비능은 한 번 확인으로 끝나지 않고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판단은 혼자보다 배우자와 함께, 늦지 않은 시기에 전문 상담을 통해 정리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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