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수술 합병증…“최소 절개로 목소리 변화·저림 예방에 최선”
전절제술 평생 호르몬제 복용해야
반절제는 갑상선 기능 유지 장점
부산 이샘병원 이강대 진료원장
부갑상선 탐색술 세계 최초 보고
수술 중에도 후두신경 모니터링
저칼슘혈증, 쉰 목소리 문제 해결
부갑상선 보존 분야에 권위가 높은 프랑스 파레스 벤밀루드 박사(가운데)가 지난 4월 이샘병원을 찾아 이강대(왼쪽) 원장의 갑상선암 수술을 참관하고 돌아갔다. 이샘병원 제공
흔히 갑상선암은 ‘착한 암’이라고 한다. 암 가운데 5년 생존율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술에 따른 합병증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갑상선 양쪽을 절제하는 전절제술을 하게 되면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고 호르몬 수치에 따라 용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또 부갑상선 손상으로 손발 저림이 동반되는 저칼슘혈증과 후두신경 손상에 따른 목소리 변화 위험도 주의해야 한다. 갑상선암 수술 이후 합병증 고민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샘병원 이강대 진료원장의 도움말을 들어본다.
■갑상선암 수술, 많이 제거할수록 좋은가
갑상선암 수술을 앞둔 환자들은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한쪽을 남기는 반절제가 좋은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도 판단하기에 조금 애매한 경우도 가끔 있다. 사실 갑상선암 수술 때 재발을 줄이기 위해 수술 범위를 넓히기도 하지만, 그런 결정이 늘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수술 후 갑상선의 기능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절제술을 하면 갑상선호르몬을 만드는 조직이 없어지므로 평생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수술 후에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약의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용량이 부족하면 피로, 체중 증가, 추위 민감증이 올 수 있고 과하면 두근거림, 불면, 골밀도 저하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암이 한쪽 갑상선에만 있고 위험도가 낮다면, 한쪽만 제거하는 반절제로도 충분하다. 반절제는 목소리 신경이 한쪽만 노출되고, 저칼슘혈증 위험이 낮으며, 남아 있는 반대편 갑상선이 호르몬을 분비해 갑상선 기능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암이 양쪽에 있거나 림프절 전이가 뚜렷하고 재발 위험이 높다면, 양쪽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전절제가 필요하다. 수술 과정에서 목소리 신경과 부갑상선이 손상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원장은 “암 치료의 안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한 작은 수술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환자의 상태에 맞게 필요한 만큼 제거하고, 수술 후 목소리와 칼슘 수치를 지켜내는 것이 갑상선암 수술의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손발 저림과 근육경련을 예방하기 위해 근적외선을 이용해 부갑상선을 찾아내는 모습. 이샘병원 제공
■손발 저림, 근육경련 막을 수 있나
갑상선 수술에서 특히 전절제술 후에는 칼슘 수치가 떨어져 입 주위나 손발이 저리고, 근육 경련이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후두 경련으로 인한 호흡곤란이나 심부정맥이 일어날 수도 있다. 목소리 변화와 함께 환자에게 큰 불편을 주는 대표적인 합병증이 저칼슘혈증이다.
저칼슘혈증은 갑상선 뒤쪽에 붙어 있는 4~5mm 크기의 작은 기관인 부갑상선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발생한다. 부갑상선은 우리 몸의 혈액 속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크기가 매우 작고 위치가 일정하지 않아 찾기가 쉽지 않다. 또 혈관이 극히 미세해 수술 중 보존이 쉽지 않다. 따라서 부갑상선을 손상 없이 안정적으로 보존하는 것은 갑상선 수술이 시작된 이래, 지난 150여년간의 오래된 숙제였다. 최근까지도 부갑상선 보존은 수술하는 의사의 주관적 경험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원장은 부갑상선의 손상을 막기 위해 디지털카메라와 근적외선을 활용하는 부갑상선 탐색술을 세계 최초로 학회에 보고했다. 인체에 무해한 빛인 근적외선을 수술 부위에 비춰 부갑상선을 찾아내는 영상 기법으로, 맨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운 부갑상선의 위치를 쉽게 확인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국내외에서 이 수술법을 보기 위해 부산을 찾아온다. 올초에도 부갑상선 보존 분야에 권위가 높은 프랑스의 파레스 벤밀루드 박사가 이샘병원을 방문해 수술을 참관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돌아갔다.
이 원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부갑상선 탐색 기술을 도입하면서 손발 저림, 근육 경련, 심장기능 이상 등의 합병증 위험이 크게 줄었다. 지역의 갑상선암 환자들에게 보다 보다 안전하고 정밀한 수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데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술 후 목소리 변화 예방할 수 있나
갑상선 수술을 앞둔 환자들은 수술 후 성대마비나 고음장애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상담 과정에서 ‘나에게도 이런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아주 자주 한다.
수술 후 목소리 변화는 수술 부위 부종이나 기관삽관에 의한 자극, 성대 움직임에 관여하는 신경 영향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일시적으로 목소리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데 대개 3개월 전후로 호전된다. 하지만 후두신경이 손상되면 쉰 목소리, 삼킴 곤란, 호흡 불편 등의 증상이 상당히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이 원장은 후두신경을 보존하기 위해 피부에 전극을 붙여서 모니터링하는 방법을 부산 지역 이비인후과 의사들과 함께 임상에서 선도적으로 입증했다. 수술 후에 생길 수 있는 성대마비나 고음장애를 줄이고 목소리 신경 보존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수술 중에 후두신경 감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 원장은 “후두신경 감시술은 갑상선암 수술을 진행하는 중에도 목소리 신경을 지켜주는 신경 모니터링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수술 초기에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신경을 전기 신호로 미리 찾아내고, 수술 중에도 신경이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계속 확인해 주는 첨단 안전장치이다”고 설명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