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와 사망, 인과 관계 증명 안 돼”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배달 오토바이에 치인 90대가 3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다 숨졌으나 당시 사고를 낸 40대 운전자는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고로 병원 치료를 받던 기간에 사망하긴 했지만, 뇌경색증 진단을 받은 뒤 폐렴으로 숨진 건 교통사고와 인과 관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광주지법 형사10단독 나상아 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배달 오토바이 기사 A(47) 씨에 대해 치사 혐의는 무죄를 선고하고, 치상 혐의에 대해선 공소 기각 판결을 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A 씨는 2022년 6월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오토바이를 타던 중 도로를 횡단하는 90대 B 씨를 들이받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사고로 대퇴골 골절상을 입은 B 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3개월 만에 폐렴으로 인한 급성 호흡 부전 증상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A 씨가 교통사고를 내면서 결국 B 씨가 숨졌다고 보고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이 교통사고와 인과 관계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해당 혐의에 무죄 판단을 내렸다.

B 씨는 사고 당일 병원 치료 후 귀가하는 등 단기 치료를 받았고, 며칠이 지나 의식 저하 증상이 나타나 뇌경색증 급성 심근경색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B 씨가 2021년 혈관성 치매와 뇌경색증 진단을 받는 등 과거 병력이 있어 교통사고가 사망과 인과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봤다.

오토바이 사고로 A 씨가 B 씨를 다치게 한 것은 분명하지만,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된 상태라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치상 혐의는 공소를 기각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