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통합형 수능 개편에 N수생 사상 최대
6월 모평 N수생 지원자 9만 6900여 명
전체 19.8%로 2011학년도 이후 최고
작년 모평·수능서 10명 중 4명 등급 하락
모평 결과, 하반기 전략 재수정 데이터로
지난 7일 서울 종로학원 대강당에서 6월 모의평가 긴급분석 및 2027 대입 예측 설명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는 6월 모의평가가 지난 4일 전국 2124개 고등학교와 564개 지정학원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올해 6월 모평은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현행 수능 체제의 마지막 해라는 특수성이 맞물리며 이른바 ‘N수생’으로 불리는 졸업생 접수자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 올해 입시 판도를 흔들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입시 전문가들은 6월 모평 성적은 최종 결과가 아닌 현재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지표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가채점 결과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남은 기간의 학습 전략을 수정하고 다가오는 수시 지원 계획을 냉정하게 점검하는 기준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대 증원·수능 개편에 N수생 사상 최대
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6월 모의평가에 지원한 총 수험생은 48만 8343명이다.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재학생은 39만 1412명(80.2%)에 그쳐 지난해 대비 2만 2273명이나 급감했다. 반면, 졸업생과 검정고시생 등을 합친 N수생 지원자는 9만 6931명(19.8%)으로 작년보다 오히려 7044명 증가했다. 평가원이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1학년도 이후 6월 모평에서 졸업생 접수자가 9만 명을 넘고, 그 비율이 19.8%를 기록한 것은 모두 사상 처음이다.
이러한 N수생의 폭발적 증가는 단연 ‘의대 정원 확대’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역의사제가 도입되는 올해 의대 정원은 3548명으로, 의정 갈등 이전인 2024학년도(3058명) 대비 490명이나 대폭 늘어났다. 여기에 2028학년도 대입부터 선택과목 없는 통합형 수능이 치러지고 내신 5등급제가 도입되는 등 입시 제도의 전면 개편이 예고되면서, 상위권 졸업생들이 자신들에게 익숙한 현행 수능 체제에서 의대를 비롯한 최상위권 학과에 ‘마지막 도전’을 감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 1학기를 마치고 오는 9월 모의평가나 11월 본수능에 합류하는 ‘반수생’들의 규모까지 고려하면, 올해 수능에 응시하는 실제 N수생 규모는 16만 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수험생 10명 중 4명 등급 하락
역대급 N수생 합류에 재학생들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6월 모평 성적을 그대로 자신의 수능 성적일 것이라 맹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통계 결과가 발표됐다.
입시정보 플랫폼 진학사가 지난해 6월 모의평가와 실제 수능 성적을 모두 입력한 수험생 2만 3527명의 데이터를 추적 분석한 결과, 실제 수능에서 등급이 하락한 비율이 국어 43.6%, 수학 4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 10명 중 4명 이상이 6월 모평보다 본수능에서 낮은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이다. 반면 등급이 상승한 비율은 국어 19.4%, 수학 18.8%에 불과했으며, 동일 등급을 유지한 비율은 국어 37.0%, 수학 39.7% 수준이었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상위권일수록 등급 하락의 쓴맛을 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점이다. 6월 모평에서 1등급을 받았던 학생 중 실제 수능에서 등급이 떨어진 비율은 국어 53.0%, 수학 55.6%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2등급 학생 역시 국어 54.2%, 수학 52.4%가 본수능에서 등급이 하락했다.
이는 상위권의 경우 성적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적은 데다 9월 이후 초상위권 반수생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등급 컷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4~5등급대 중위권 이하에서는 상승과 하락 비율이 엇비슷하게 나타나, 남은 5개월여의 학습 집중도에 따라 성적 변동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6월 모평은 진단 평가
입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통계가 6월 모평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6월 모평은 수능 성적을 예언하는 결과표가 아니라, 올해 수험생 집단 내에서 자신의 객관적 위치와 취약점을 파악하는 진단 평가라는 것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이번 점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하반기 학습 계획과 수시 지원 전략을 전면 재수정하는 데이터로 활용해야 한다.
상위권 학생은 현재 성적에 안주하는 태도를 버리고 실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신유형이나 킬러 문항 배제 기조 속에서 등장하는 매력적인 오답을 피하고 안정적인 1등급을 유지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중하위권 학생은 남은 기간 학습량과 방법에 따라 성적 역전 가능성이 충분하다. 무리하게 고난도 문제를 풀기보다, 6월 모평에서 드러난 자신의 취약 과목과 단원의 기본 개념을 확실히 다지는 전략이 필요하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