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민주·진보 단일화 경선 여론조사 중단… 막판 파행 위기 (종합)
민주 김상욱 “변칙적 흐름 정황 포착” 경선 중단 전격 선언
진보 김종훈 “구체적 근거 없는 합의 정신 위반” 강력 반발
국힘 김두겸의 보수 결집 호소에 박맹우 “현실적 불가” 거부
사전투표 전 성사 안개속… 동남권 요충지 판세 가를 최대 변수
지난 15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과 진보당 울산시당이 6·3 지방선거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 합의를 발표한 후 민주당 김상욱(오른쪽)·진보당 김종훈 울산시장 후보가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이 막판 파행 위기에 직면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 측과 진보당 김종훈 후보 측은 23∼24일 이틀간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24일 오전 민주당 김상욱 후보 측은 “여론조사기관이 ‘특이사항’을 발견해 조사 중단을 선언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김상욱 후보는 입장문에서 “여론조사 중 통상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매우 변칙적 흐름을 보이고, 일부 세력의 조직적 개입이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울산시민 전체의 민의가 왜곡 없이 반영되는 방식’을 원칙으로 삼아온 만큼, 현 상태로는 경선을 이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특정 세력의 농간으로 시민의 선택권이 침해되는 반민주적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부연했다.
다만 김 후보는 “단일화 자체를 포기하거나 거절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태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한 뒤, 진보당과 더욱 진정성 있고 신속하게 후속 협의에 나서 ‘아름다운 단일화’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상욱 후보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두관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진보당과의 사전 협의 여부에 대해 “실무적으로는 통보했다. 단순 중단이지 결렬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후보 단일화는 울산시장 선거에서 중요한 과제인 만큼, 빠른 협의를 통해 범민주·진보 진영 단일후보를 만들어내겠다”고 덧붙였다.
브리핑 직후 이어진 백브리핑에서 김상욱 후보 캠프 측은 “양당이 각각 추천한 여론조사 기관 두 곳 중 우리 측이 추천한 기관에서 문제가 포착돼 중단을 요청한 것”이라며 “어제(23일) 밤 심야부터 조직적 개입 징후가 강하게 감지돼 오늘 오전 9시쯤 진보당 측에 중단을 제안했으나 동의를 얻지 못했고, 그럼에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없어 일단 중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 증거 제시 여부에 대해서는 “제보가 익명을 전제로 들어오고 있어 명쾌하게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자체적으로 축적·추적하고 있다”며 “수사기관 의뢰는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번 사안이 향후 시의원 단일화 경선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여론조사가 서로 연동돼 있어 함께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진보당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진보당은 김종훈 후보와 방석수 울산시당위원장 공동 명의의 긴급 입장문을 내고 “김상욱 후보 측의 일방적 여론조사 중단 선언은 단일화 합의 정신을 위반하는 처사로,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진보당은 “어떠한 특이 정황도 파악한 것이 없다”며 “김상욱 후보 측이 특정 세력의 개입을 의심한다고 주장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확인된 근거를 통보받은 바도 없다”고 일축했다.
진보당은 이날 오후 3시 추가 입장문을 내고 △경선 중단 선언이 민주당 중앙당·울산시당과 공식 합의된 것인지 △특이사항을 진보당과 합의 없이 조사기관으로부터 전달받게 된 경위 △경선 조사 중단 후에도 단일화 합의 정신을 지키겠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지키겠다는 것인지 등 세 가지를 김상욱 후보 측에 공식 질의했다.
한편 보수 진영에서도 단일화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가 23일 SNS를 통해 무소속 박맹우 후보에게 “보수 단일화와 결집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열망을 받아 달라”며 간곡히 호소했으나, 박 후보는 24일 입장문에서 “지금은 어떤 방식의 단일화도 시기적·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 박 후보는 “경선 일정을 조율하던 중 돌연 단일화를 거부한 것은 김 후보 측”이라며 “보수층 결집을 위한 선거전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선거일을 열흘 앞두고 여야 양 진영의 단일화 논의가 모두 난항을 겪으면서, 사전투표(29일) 전까지 단일화 성사 여부가 6·3 울산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