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 두께 빙판 깨트리며 겨울엔 남극 여름엔 북극 다니는 쇄빙선 [알고 가자, 북극항로]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⑤ 아라온호를 아세요?

북극해 얼음을 깨부수며 전진하는 국내 유일의 극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극지연구소 제공 북극해 얼음을 깨부수며 전진하는 국내 유일의 극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극지연구소 제공

아라온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쇄빙연구선이다. 남극과 북극의 얼어붙은 바다를 누비며 독자적인 극지 연구를 수행하고, 기지에 필요한 물자와 대원들을 안전하게 수송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20일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아라온호(7507t)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108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건조됐다. 배의 앞부분을 얼음 위로 올려 태운 뒤 선체 중량을 이용해 빙판을 눌러 깨뜨리는 원리로 전진하는 쇄빙선으로, 두께 1m의 평탄한 얼음을 시속 3노트(약 5.5km/h)의 속도로 부수며 나아갈 수 있다.

영하 30℃의 극저온과 얼음에 부딪히는 강력한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선체 외벽이 매우 두꺼운 저온용 특수 철판으로 만들어졌으며, 빙판에 갇히지 않도록 돕는 ‘아이스 나이프’와 360도 회전이 가능한 추진기가 장착돼 있다. 최대 항속거리는 약 1만 7000해리로, 운항 중간에 다른 곳에서 물자를 보급받지 않고도 스스로의 힘으로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배를 운항하는 승무원과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원 등 총 80여 명이 승선할 수 있으며, 내부에 51종의 첨단 연구장비가 설치돼 있어 기후변화 모니터링, 해양 생물자원 개발, 지질 특성 연구 등 바다 위에서 곧바로 다양한 실험과 관측을 할 수 있다.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헬기장과 31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화물 공간 및 크레인도 갖추고 있다.

남극과 북극의 계절이 반대인 점을 활용해,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와 세종과학기지에 물자를 보급하고 연구를 진행하며, 5월부터 6월에는 한국에서 점검·유지·보수 작업을 거친다. 7월 다시 북극해로 이동해 10월 초까지 연구를 수행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남극항해 준비를 한다.

하지만 아라온호는 이동항해 일수(약 150일)가 연구항해 일수(약 85일)보다 배 가까이 많아 연구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강화된 쇄빙 능력과 향상된 환경·안전 기준을 적용한 친환경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최종 건조사로 선정돼 2022년 설계 및 건조 작업에 착수했으며, 총 2765억 원을 들여 2029년 12월 인도한 뒤 2030년 본격 운항을 목표로 한다.

특히 차세대 쇄빙선은 1만 6560t으로 아라온호보다 배가량 크고, 쇄빙 능력도 50% 이상 향상된다. 북극점(North Pole)까지 탐사가 가능해져 아라온호로는 어려웠던 기후변화 대응이나 수산자원 확보 연구에 주력, 북극 이슈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 또 디젤 연료가 아닌 친환경 탈탄소 시스템인 LNG-저유황유 이중연료로 운항하기 때문에 질소와 황산화물, 미세먼지 발생이 현저히 줄어든다.

현재 건조 중인 차세대 쇄빙선은 북극해에 투입될 예정인데, 덕분에 아라온호는 남극해 연구와 보급에 집중하면서 ‘쌍끌이’ 연구가 가능해진다. 두 척의 쇄빙연구선을 극지에서 분산 활용하면 이동항해 일수가 줄어들고 연구가능 일수가 늘어난다. 결국 극지연구선의 연구 효율이 3~5배 이상 높아지게 돼 더욱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스마트폰 영상제

    당신을 위한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