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화재, 우리는 괜찮나’… 부산 소방, 고층 건물 안전 긴급 점검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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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건축물 긴급 점검 나서
이후 준초고층까지 전수 점검
“공사 시에도 화기 취급 주의”


초고층 건물과 준초고층 건물이 밀집한 부산 해운대구 일대 모습. 부산일보DB 초고층 건물과 준초고층 건물이 밀집한 부산 해운대구 일대 모습. 부산일보DB

지난달 홍콩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타이’에서 159명이 사망하는 초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하자, 부산 소방이 부산 고층 건축물에 대해 긴급 화재 안전 점검에 나섰다. 특히 50층 이상 모든 초고층 건축물을 전수 점검하기로 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고층건축물 긴급 화재 안전 대책’을 수립하고 피해 예방 활동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50층 이상이거나 200m 이상인 초고층 건축물 42곳과 30층 이상 50층 미만 또는 120m 이상 200m 미만인 준초고층 건축물 811곳을 긴급·전수 점검한다. 점검에서는 인근 가연물 방치 상황과 주요 소방시설 작동 기능 등을 살핀다.

부산 소방이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선 까닭은 홍콩 고층 건축물 화재 이후 유사 피해를 막기 위함이다. 지난달 26일 홍콩 북부 타이포에 있는 32층짜리 아파트 단지 ‘웡 푹 타이’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159명이 사망하고 31명이 실종됐다. 당시 아파트 보수 공사를 위해 창문을 가린 스티로폼 등 가연성 자재와 난연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비계 때문에 불길이 급속히 확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화재 경보기도 작동하지 않아 신속한 대피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점검은 지자체 건축 부서 관계자, 건축 분야 전문가 등과 협력해 합동 점검 방식으로 진행한다. 소방 시설 폐쇄·차단 등 불법 행위 여부와 인근 가연물 방치 상황, 주요 소방 시설 작동 기능 등 유지·관리 상황을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초고층 건축물 42곳과 준초고층 건축물 13곳이 대상이다. 준초고층 건축물 중에선 관할 소방서가 상주 인원과 화재 우려 등을 고려해 긴급 점검이 필요한 곳을 선정했다. 부산 소방은 오는 12일까지 긴급 점검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나머지 준초고층 건축물에 대해서는 내년 6월 30일까지 약 6개월간 전수 점검을 진행한다.

공사 중인 건축물에는 밀착 점검을 위해 책임담당관도 지정한다. 담당관은 월 1회 이상 정기적 현장 지도·점검을 하게 된다. 또한 소방 당국은 초고층 건축물 관계 현장 대표자·임원과 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화재를 막기 위해서는 평소 소방 시설의 유지·관리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며, 화재 시 급격한 연소 확대를 막기 위해 방화문을 반드시 닫아 두어야 한다”며 “건축물 공사를 할 때도 화기 취급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층건축물 긴급 화재 안전 대책’을 수립하고 피해 예방 활동에 나선 부산소방재난본부가 부산 해운대구의 한 고층 건축물을 점검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고층건축물 긴급 화재 안전 대책’을 수립하고 피해 예방 활동에 나선 부산소방재난본부가 부산 해운대구의 한 고층 건축물을 점검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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